[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경제 성장률이 당초 예상인 3%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30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최근 대내외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올해 성장률은 연초에 전망했던 3%를 다소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지난 1, 2월의 국내 경제 상황을 보면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내수 회복세가 둔화되면서 1분기 성장세가 연초에 예상했던 것보다 다소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1월 발표한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0%로 제시했다. 작년 10월에 전망했던 3.2%에서 0.2%포인트 내린 것이다. 이 총재의 이날 전망으로 볼 때 4월 경제전망보고서에서는 GDP 성장률을 2%대로 낮출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이 총재는 “최근 들어서는 일부 긍정적인 신호들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2분기 이후 성장경로가 어떻게 될 지가 중요한데 여러 경제지표들을 좀 더 면밀히 짚어본 후에 다음 달 수정 경제전망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긍정적 신호에 대해 “유가가 반등하면서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줄어들었고 외국인 증권자금 유입 등으로 인해 국내 금융 변수도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지난해 말 이후에 하락세를 이어오던 소비자심리지수가 3월에는 소폭이지만 상승했고 그에 따라 향후 경기 상황에 대한 우려도 다소 완화된 것으로 판단한다”는 점을 들었다.
또 “수출은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2월 이후에는 전년동기 대비로 봤을 때 감소폭이 소폭이나마 축소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일본과 유럽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는 등 주요국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는 데 대해서는 “우리 경제상황이 여러가지 면에서 이들 선진국과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표면적으로 통화정책의 완화정도가 덜하다고 해서 우리의 통화정책이 경제의 회복세를 제약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면서 완화 기조를 과감히 확대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을 일축했다.
한국 경제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이들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기준금리 수준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단기간에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인하해선 안 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최근 금융시장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줄어들고 외국인 증권투자 자금의 유출세도 진정되는 등 금융시장 불안이 어느 정도 완화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우리 경제 내부의 구조적 취약성, 대외수요 부진 등 기준금리의 효과를 제약하는 근본적인 요인, 금융안정 측면에서 가계부채 문제 등이 상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달 주요20개국(G20) 회의에서 성장세 회복을 위해서는 통화정책, 재정정책, 구조개혁 ‘3박자’가 상호보완적으로 함께 시행돼야 한다는 성명을 낸 사실을 언급하며 “통화정책과 재정정책만으로는 저성장ㆍ저물가 기조에서 벗어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구조개혁과 경쟁력 향상을 위한 노력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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