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 유럽 전역을 배회하고 있는 테러라는 유령이 유럽 경제를 옥죄고 있다. 지난해 1월과 11월 파리 테러 이후 가까스로 회복의 불씨를 키우던 유럽의 내수는 당장 바짝 움츠러들 공산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벨기에 브뤼셀의 연쇄 폭탄테러는 유럽 전역에서 테러가 ‘뉴노멀’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자칫 잘못하면 회원국간 국경을 허문 ‘솅겐조약’을 위험에 빠뜨리고,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EU 탈퇴)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테러의 경제학’이 여느 때와 달리 장기간 유럽의 경제는 물론 세계경제를 수렁으로 몰고갈 수 있다는 것이다.
브뤼셀의 연쇄 폭탄테러는 당장 유럽의 소비심리에 찬물을 끼얹을 전망이다. 특히 벨기에 브뤼셀은 파리나 런던처럼 유럽 관광의 중심지는 아니지만 사통팔달 교통의 중심지라는 점에서 관광산업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실제 이번 테러 직후 벨기에를 통하는 모든 교통수단이 막힌 상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테러는 유럽의 관광산업에 또 다른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유럽인들의 관광이 피크를 이루는 시점인데다, 부활절을 앞두고 발생해 타격이 더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유럽 경제에서 관광이 차지하는 비중이 10번째로 크다는 점이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여행객들의 소비를 통해 내수를 지탱해온 유럽 경제로선 치명타라는 얘기다.
JP모건 자산운용의 글로벌 시장 전략가 난디니 라마크리슈난도 CNBC에 “이번 테러가 유럽 경기회복의 동력인 소비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타임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9ㆍ11 테러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3조3000억 달러에 달했다. 프랑스 역시 두 차례의 테러로 인해 지난해 4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가 0.1%포인트 떨어졌다. 0.1% 성장률은 금액으로 계산하면 5억 유로(약 6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가장 큰 우려는 이번 테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13일 파리에서 발생한 대규모 테러에 이은 브뤼셀 테러 사태가 신흥국 경기 둔화와 저유가 등 대외 수요 둔화로 어려운 유럽 경제에 내수 위축까지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파리 테러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조금씩 회복세를 보인 유로존 소비심리가 브뤼셀 테러로 급속히 냉각될 수 있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쥴리안 리처 애널리스트는 “여태까지 경험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한 번의 사건이라기 보다는 연속적인 테러의 일환이어서 그 영향은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번 브뤼셀 테러는 국경간 자유로운 이동에 제약을 가할 수 뿐이 없어 장기적인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마켓워치는 이와 관련 “국경을 넘나드는 이동이 어떤 식으로든 제약을 받을테고, 이 같은 제약은 결국 성장둔화로 이어지며, 통화가치 하락도 부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싱크탱크인 스트래티지에 따르면 국경통제가 실시되면 유럽 GDP가 1100억 유로 줄어들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각국의 기업들이 유럽 대륙이 아닌 자국 시장에 집중하게 되면 손실은 거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테러로 인해 난민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최악의 경우엔 ‘브렉시트’ 위험성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가뜩이나 난민, 이민 문제로 유럽에 불만이 높은 영국내 여론이 급격히 브렉시트로 기울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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