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53%껑충…급등이유 ‘갸웃’
국제유가가 3개월만에 다시 배럴당 40달러를 넘었다. 찔끔찔끔 오르더니 한 달여만에 무려 53%나 뛰어 올랐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유가를 끌어 내렸던 공급과잉 등의 상황이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조차 최근 유가 급등세에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합당한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4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1.74달러(4.5%) 오른 배럴당 40.20 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WTI가 배럴당 40달러를 넘긴 것은 작년 12월 3일 이후 처음이다. 특히 지난달 11일 배럴당 26.21달러로 13년만에 최저점을 찍은 이후 53%가 올랐다. 내렸다 올랐다를 반복하면서 찔끔찔금 오르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40달러대를 넘긴 것이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5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1.14달러(2.83%) 상승해 배럴당 41.47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브렌트유는 이미 지난 8일 장중 40달러 고지를 넘긴 바 있다.
이같은 유가 급등세에 시장은 당황하고 있다. 일각에선 공급과잉 등의 상황이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의 유가 상승은 오히려 향후에 유가를 더 바닥으로 끌어 내릴 수 있다는 경고도 하고 있다.
실제 전세계적으로 원유는 일일 100만 배럴에서 200만 배럴까지 남아 돌고 있다.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량도 최고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미국 셰일업체들이 최근 들어 원유 생산량을 줄이고 있지만, 이란은 지난 1월 경제제재 해제 이후 계속해서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이란의 원유 생산량은 지난달 일 평균 175만 배럴에서 이달에는 일 200만 배럴로 늘리고 최종 목표점을 일 400만 배럴로 맞춰놓고 있다.
원유시장을 둘러싼 펀더멘탈이 변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1월부터 3월 사이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었는데도 30% 오른 바 있다. 물론 30% 가량 급등한 후 유가는 역사적 최저점으로까지 다시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유가가 찔끔찔금 오르는 데에는 이유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우선 ‘숏 커버링’(공매도 환매수) 때문이다. 유가가 더 떨어질 것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이 유가가 오르자 매매 청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숏 커버링은 대차 잔고를 맞추기 위해 원유 선물을 매수해야 하기 때문에 유가 현물가는 오르게 된다. 실제 WTI의 숏 계약은 지난 1월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40% 가량 떨어졌다. 반면 유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데에 투자한 계약은 이 기간 14% 가량 올랐다.
이와 함께 산유국들이 다음 달 생산량 동결에 합의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 몫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12개 회원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비(非) OPEC 회원국 3개국은 다음 달 17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회담을 하고 산유량 동결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회담이 성사되면 15년 만에 처음으로 산유량이 동결되고, 유가도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유가 승의 이유에 대해 대부분의 전문가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진단하고 있다. 제임스 알파 글로벌 인헨스트 리얼리턴펀드의 존 브리놀프슨은 “최근의 유가 랠리는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여전히 남아 도는 원유는 현재의 유가 수준을 지탱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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