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연초 글로벌 증시의 요동에 국내 주식시장이 흔들리면서 한 때 코스피 지수가 1840대까지 하락했지만, 이런 주식시장 한파 속에서도 상승세를 탄 일부 종목들이 있었다. 바로 ‘미운오리새끼’ 취급을 받던 건설주, 철강주, 조선주, 국제유가 급등락에 주가가 흔들린 SK이노베이션, ‘만년 2인자’ LG전자 등이었다. 이들에게는 과연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건설주, 1월엔 달랐다=지난해 국제유가 급락, 부동산 시장 침체 등 여러 악재를 버티지 못하고 몇몇 기업들은 나가떨어졌지만 이들은 달랐다. 바로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이다.
지난해 4월 16일 5만8900원으로 1년 중 연고점을 찍었던 현대건설은 지난 1월 7일까지 주가가 2만7350원까지 하락하며 반토막이 났다. 그런데 이때부터 주가에 변화가 생겼다. 증시하락에도 꿋꿋이 버티며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저점을 찍고 반등하기 시작한 주가는 3일 종가기준 4만900원을 기록하며 두 달 만에 무려 49.54% 급등했다.
대림산업도 바닥 다지기에 성공하며 효자종목으로 떠올랐다. 지난 1월 8일(6만3300)원부터 오르기 시작한 주가는 어느새 현재(3일) 8만6700원이 됐다. 연고점인 8만8000원(지난해 7월)도 노릴 태세다.
사실 1월에는 업계의 불황과 모멘텀 실종을 해소할 만한 이벤트가 하나 있었다. 바로 이란 경제제재 해제였다. 특히 건설주는 인프라 구축이 미흡한 이란 시장을 신성장 기회로 삼을 만한 곳이었다.
여기에 최근 현대건설은 중남미 프로젝트 수주, 대림산업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프로젝트 손실감소 등이 반영되면서 주가가 상승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5년간 현대건설의 밸류에이션은 절반 수준으로 절감돼, 여전히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배인 반면 유동성은 근 5년간 최상의 수준”이라고 봤다. 또한 “대림산업은 올해 3년 만의 매출증가(전년대비 16%)가 예상되며 사우디 후유증에서 벗어날 원년”이라며 최우선주로 꼽았다.
주가상승폭은 크지 않지만 대우건설도 주목할만 하다. 대우건설도 지난 1월 12일부터 주가가 오르기 시작해 현재까지 21.29% 급등했다. 그러나 아직 지난해 8월 연고점에 비하면 3분의 2수준도 안돼 갈 길이 멀다.
▶철강ㆍ조선주의 부활=포스코와 현대제철,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도 ‘1월의 마법’을 부리는 중이다. 안정되지 못한 원자재가격 때문에 어려움을 겪던 철강주에 호재가 된 것은, 공급과잉으로 허덕이는 가운데서도 생산량을 줄이지 못해 글로벌 철강재 가격하락을 가져온 중국 업체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구조조정 의지다. 1월 4~5일 ‘철강 및 석탄산업 과잉생산 해결과 성장난 탈출 간담회’에서 중국 철강업계 구조조정이 언급되고 이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포스코 주가는 연저점인 1월 22일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3일 종가는 21만3500원으로 한 달 반 만에 32.61%가 치솟았다.
현대제철도 마찬가지다. 연저점인 21일 대비 29.30% 급등하며 5만6700원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두 종목 모두 지난해 연고점인 36만1000원(9월 12일), 7만9500원(5월 6일)의 회복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는 5일부터 시작되는 중국의 양회(兩會)에서 구체적인 구조조정 방안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는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공급측면 개혁 기대감도 철강 가격 상승을 지지할 것이므로,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한 철강 가격 반등세가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런 가운데 연초 조선주의 급등은 업황이나 금융투자업계의 전망과는 달랐다. 현대중공업은 연고점인 지난해 10월 18일 28만2500원에서 지난 1월 22일 8만4500원으로 연저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 때부터 주가가 70%가 넘는 낙폭을 딛고 일어서면서 30.18% 올랐다. 현대미포조선 역시 반토막난 주가가 1월 4일부터 35.86% 뛰었다. 실적이나 업황 모두 상승요인이 없는데도 주가가 오른 것은 망망대해 지푸라기가 된 이란 제재 해제 소식 덕분이다.
성기종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저유가 지속으로 조선사들의 수주는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매수 종목은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으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다만 추가 손실 가능성 감소, 조선업계의 구조조정으로 인한 경쟁완화와 수익성이 보장되는 수주 가능 등 불확실성 해소는 주가에 긍정요인으로 봤다.
▶LG전자ㆍSK이노베이션, 8월 상승모멘텀 이어간다=LG전자와 SK이노베이션은 앞서의 종목들과는 다른 주가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8월 21일 연저점을 찍은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일엔 연중 최고점에 도달하면서 8월대비 현재 주가는 무려 59.55% 뛰었다. 1월 저점(20일)대비 상승률은 20.27%였다.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항상 삼성전자의 뒤를 따라다니기만 해 만년 2인자에 머물렀던 LG전자는 최근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G5를 공개하며 추가적인 주가상승 기대를 높였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영업이익을 전년대비 68.2% 급증한 2조원으로 전망하며 “LG전자 스마트폰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해소되고 있고 OLED TV 및 프리미엄 가전이 미국 시장에서 히트치고 있다”며 “최근 주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주가의 추가 상승여력이 높다”고 판단했다.
SK이노베이션 주가도 비슷한 양상이다. 연저점이던 지난해 8월 24일(9만1000원)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던 주가는 3일 드디어 15만500원으로 연고점을 달성했다. 65.38%의 상승률이다. 1월 7일과 비교하면 21.86% 상승했다.
국제유가 하락이 꾸준히 이어지면서 이는 오히려 SK이노베이션의 호재로 작용했다. 비쌀때 사 둔 원유재고 덕분에 유가하락은 정제마진 상승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유가 급등세만 없다면 정유업종 주가는 매수 우위 지속으로 우상향 할 것”이라면서 “유가 하락(급락)에 따른 재고관련 손실의 중압감을 이겨내는 투자자에게 큰 수익의 기회가 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2020년까지 적어도 향후 5년간 저유가 상태가 지속되면서 정유업종은 지난해 수준의 호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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