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경기도 연천군 연천읍과 포천시 창수면 일원의 ‘한탄강홍수조절댐’은 경기도 파주ㆍ포천ㆍ연천과 강원도 철원 주민들 사이에는 ‘뜨거운 감자’다. 이웃 자치단체 주민들 사이에 극심한 갈등을 유발하는 불씨로 여전히 남아 있다. 잘 해결되는 듯 하다가도, 재점화돼 서로가 얼굴을 붉히고 목소리를 높이게 만든다. 바로 그놈의 가뭄 때문이다.
한탄강댐은 1996년과 1998년, 1999년 연이은 대홍수로 발생한 막대한 인명 및 재산피해가 태동 동력이 됐다. 당시 홍수로 128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재산피해도 9006억원에 달했다.
정부는 수해방지대책이 시급했다. 급기야 2002년, 임진강수계 수해방지종합대책을 확정했다. 그러나 반대는 극심했다. 상류지역인 철원군민과 의회, 환경운동연합 등은 한탄강댐 백지화를 주장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상수원 보호구역지정 등 새로운 규제가 늘어나 지역개발 및 재산권 행사가 제한된다고 주장했다. 또 수량이 많아지면 안개가 끼게 돼 철원평야의 쌀농사가 피해를 입는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반면 하류지역인 파주, 포천, 연천과 경기도에서는 가뭄극복을 위해 조기 건설을 촉구했다.
반대가 심했으니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2004년 대통령 직속 지속가능발전위원회에서 이해당사자들간 조정이 시도됐으나 실패, 국무조정실로 이관됐다. 갈등은 2006년 8월, 임진강유역홍수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한명숙 국무총리)에서 ‘한탄강홍수조절댐’ 건설를 확정하며 일단락됐다.
다목적댐이 아닌 홍수조절용이었기에 철원군민 등이 수용했다. 홍수조절용 댐이란 1년에 10~15일 정도만 물을 가둬 놓는 개방형으로, 평소에는 물을 저수하는 기능을 하지 않는다. 평소에 물을 저수하지 않으므로 상수원으로 사용되지도 않고, 안개 우려도 없다.
때문에 형태도 여느 다목적 댐과 다르다. 자연하천이 곧 수문이다. 당연히 어로도 확보돼 있다. 평소에는 물을 흘려보내다가 장마철에만 일시적으로 물을 막아 연천·포천지역과 임진강 하류 파주지역에 홍수를 대비하는 기능을 한다.
지난 2006년 12월 기본계획이 고시돼 공사에 들어갔고, 올해 11월 준공예정이다. 1조 2548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2억7000만㎥의 홍수조절용량을 갖추게 된다.
사정이 이런 가운데 2014년 가을과 겨울의 극심한 가뭄으로 지난해 봄 수도권 젖줄인 한강수계 다목적댐들의 용수 공급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었다. 소양강댐이 40년만에 최저 수위를 보이기도 했다.
결국 지난해 3월, 경기도는 물 부족을 타개하는 근본 방안의 하나로 한탄강댐을 다목적댐으로 전환해 달라고 수자원공사에 요구했다. 댐의 기능을 홍수조절용으로만 국한하지 말고, 가뭄 조절기능도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수자원공사는 받아들이지 못했다. 담수화할 경우 농작물 피해, 두루미 서식지 파괴 등을 우려하는 댐 상류지역 철원군과 환경단체의 반발이 뻔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와 수자원공사는 ‘댐 담수화는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당초의 갈등이 국무총리급에서 조정된 만큼, 이에 준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견해다.
요즘 경기 북부지역 등의 가뭄은 끔찍한 수준이다. 지난해 가을 가뭄은 42년만에 최악이라고 한다. 지자체별로 저수지 평균 저수율이 10%를 밑도는 곳도 있고, 식수난이 우려되는 지역도 발생하고 있다.
경기도는 수년째 지속되는 가뭄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북부권역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한탄감댐을 주시하고 있다. 도는 다목적댐으로 변경하면 3000만t의 용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준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