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위기가 그리스,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 재정취약국보다 금융 등 산업영역으로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는 지적 속에 은행권의 건전성과 실적 여부가 향후 경제 전반을 움직일 변수가 되고 있다.
우려의 시작은 은행부실채권(NPL)에서 비롯된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금융위기의 조짐 가운데 하나로 NPL을 지목했다. 유로존 재정취약국 국채금리가 뛰고 이들 국채를 가진 은행들의 재무구조가 악화되는 것이다. 반대로 은행권의 재무구조 악화가 상환압박을 불러일으키며 유로존 재정취약국들의 위기로 돌아올 가능성도 높다.
이승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로존 금융업종을 꾸준히 체크해야 할 변수로 보고 “유로존 은행권의 건전성 개선에도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를 떨치지 못한다면 시장의 불안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한다. 건전성이 떨어지는 재정위기국에 대한 불신도 여전하다”며 “유럽 은행권의 건전성과 실적은 향후 꾸준히 체크해야 할 변수로 부상했다”고 진단했다.
최근의 실적하락이 눈에 띄는 것은 금융과 에너지 섹터로 특히 금융섹터 내 다각화금융(소비자 금융, 투자은행 및 중개업 등) 업종들의 하향세가 크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연구원은 크레디트스위스, 도이체방크를 지목하며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추가 정책 시행 가능성 발언으로 패닉은 진정됐으나 불확실성은 아직 남아있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또 “도이치뱅크로 촉발된 유로존 은행권의 부실 문제에서 과거 재정위기 국가는 자유로울 수 없다”며 “조금은 개선됐으나 재정위기의 여파로 여전히 부실채권비율(이하 NPL)이 이탈리아, 포르투갈은 15%를 상회하고 스페인도 7.1%에 달하는 높은수준이고 여기에 상대적으로 수익성도 악화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유로존 금융시스템에 대한 우려는 각국 국채금리 급등을 유발하고 재정위기국 은행은 보유한 국채금리가 상승(채권가격 하락)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되는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있다.
이승준 연구원은 “이탈리아, 스페인의 익스포져 규모는 각각 530억달러, 512억달러에 달하며 유럽내 상호간 노출도가 크다”면서 “건전성이 악화된 재정위기국 은행에 문제가 생길 경우 전염효과가 예상보다 클 수 있다”고 봤다.
유로존 은행위기에 대한 우려는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회복에 달려있다. 드라기 총재는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할 것’이라며 적극적 통화정책 시행을 시사했다.
이승준 연구원은 “은행위기에 대한 우려를 차단하기 위해선 통화정책의 신뢰성 회복이 필수불가결하다. 은행권에 대한 우려가 고조될 경우, 신용창출도 재차 위축될 수 밖에 없어 마이너스 예금금리 도입이 무색해진다”며 “이제는 재정위기국 은행 부실에 대한 우려도 차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제경제의 소방수로 떠올랐던 드라기 총재는 자기 집 불끄기에 더욱 여념이 없어졌고, 유로존 금융시스템 안정에 대한 많은이들의 기대와 함께 투자자 및 관계자들의 눈은 내달 10일 ECB통화정책회의를 향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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