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기습 발사한 와중에도 여당과 야당의 정쟁은 끊이지 않았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7일 북한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려 했으나, 결의안에 들어갈 문구를 놓고 대립을 거듭한 끝에 결국 채택이 무산됐다.
문제는 국방위가 결의안에 담으려던 내용 중 ▷킬체인(Kill Chain) 및 KAMD(한국형 미사일방어)를 포함해 다각적 군사적 능력을 조속히 갖출 것 ▷북한 당국과 재발방지책 마련 등을 위한 남북대화 노력을 경주할 것 등에서 불거졌다. ‘KAMD’와 ‘남북대화’에서 의견이 틀어진 것이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오늘 한미가 사드(THAADㆍ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공식 협의를 시작했는데, KAMD를 그대로 두면 뒤따라가는(뒤처지는)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미사일 방어체계 논의가 KAMD를 넘어 사드로 확대된 상황에서 결의안은 오히려 한국의 방어체계를 KAMD로 국한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칫 우리가 사드 도입을 우리의 방어체계 일환으로 인정하면 그에 따른 비용 부담도 추가될 수 있다”며 반박했다. “정부가 주한미군의 사드 도입을 협의해 나가기로 했을 뿐이지, 우리의 미사일 방어체계로 포함시키겠다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는게 진 의원의 주장이다.
남북대화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도 여야간 입장차가 극명하게 벌어진 대목이었다.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은 “만날 두들겨 맞으면서 뭔 대화냐”고 비판했다.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도 “물타기를 해서 결의안의 취지를 심각히 훼손하는 문구라서 삭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진성준 의원은 “북핵을 개발하지 못하도록 하고, 폐기하고, 제재하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며“‘대화’를 빼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결의안에 쓰인 ‘미사일 발사 실험’이라는 표현도 문제가 됐다.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 “발사가 확인됐고 성공했다는 평가까지 나오는 마당에 웬 ‘실험’이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몇 가지 표현을 두고 여야간 실랑이가 계속되자 정두언 위원장은 산회를 선포했다. 북한이 민족 최대의 명절을 하루 앞두고 미사일을 기습적으로 발사한 초유에 사태 속에서도 정쟁은 끊이지 않았고, 결의안 채택은 결국 무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