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20일 인도네시아 에어쇼 도중 국산 T-50 초음속 고등훈련기가 추락하면서 국산 훈련기의 수출에 노란불이 들어왔다. 베테랑 조종사들이 탈출할 틈도없이 추락한 게 문제다. T-50은 우니나라가 수출하는 초음속훈련기의 기본이 되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당장 미국 수출을 노리고 있는 개량형 T-50인 T-X 사업이 영향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인도네시아 공군 드위 바다르만또 대변인은 자바 섬 중남부에 위치한 족자카르타(일명 족자)에서 열린 ‘2015 족자 에어쇼’에서 T-50 훈련기가 이날 오전 9시53분(현지시간)께 족자 아디수찝또 공항 인근에 추락해 조종사 2명이 숨졌다고 확인했다.
사고기에는 자바 섬 동부에 본부가 있는 이스와유디 비행단 소속의 마르다 사르요노 중령과 드위 짜야디 대위가 탑승했으며, 20분가량 곡예비행 임무를 수행하던 중 수직 상승했다가 수직으로 추락했다.
바다르만또 대변인은 “사고기에 탑승한 조종사들은 베테랑들이지만 인재(人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족자 아디수찝또 비행단 임란 바이디루스 단장은 “사고기가 공중에서 폭발하지 않았고 지상과 충돌하면서 굉음과 함께 거대한 화염에 휩싸였다”며 “조종사들이 비상탈출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에어쇼에서 곡예비행을 할 정도의 조종사들이라면 비행기술 뿐 아니라 탈출훈련도 잘 돼 있는 게 보통이다. 조종사의 실수가 아니라면 급작스럽고 치명적인 기체결함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T-50은 미국 록히드마틴의 기술 지원을 받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초음속 고등훈련기다. T-50을 기반으로 개발된 FA-50 경공격기를 포함해 국외에 수출된 T-50 계열 항공기가 추락 사고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나라는 2011년 인도네시아 정부와 4억 달러 규모의 T-50 고등훈련기 16대를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해 2013년 9월부터 인도했다. 인도네시아 수출을 시작으로 T-50은 이라크와 필리핀 태국 등에 56대를 수출해온 데 이어 최근에는 T-50에 미국 공군의 요구조건을 충족시키는 ‘개량형 T-50’ 격인 T-X사업을 공식화한 상태였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례적으로 지난 17일 경남 사천에서 열린 T-X 공개기념회에 참석해 T-X사업에 힘을 실어줬다.
그런데 ‘T-50 첫 수출국’인 인도네시아에서 추락사고가 발생하면서 자칫 이번 사고가 T-X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KAI측은 T-X가 보잉이나 노스롭 그루먼 등 경쟁사 보다 기술이나 가격 면에 있어서 앞서고 있다고 자부해왔다. 또 T-50이 우리 공군을 비롯해 인도네시아와 이라크, 태국, 필리핀 등 5개국에 이미 200대를 계약하는 등 성능에서 이미 세계적으로 입증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고의 원인에 기체결함이 있을 경우 T-X사업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경쟁사들도 미국 공군 측에 이 점을 집중 부각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