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일한기자] 정부가 이번에 부채 비율이 높은 지방공기업을 직접 해산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든 건 지방공기업 가운데 부채 문제가 스스로 해결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곳이 많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지방공기업들은 지금까지 방만한 경영과 무리한 사업 추진으로 지방재정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돼왔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2014년말 기준 지방공기업 총 398개사의 재무 상태는 전년보다 좋아졌다. 부채는 73조6000억원으로 3000억원 줄었고, 총 자산은 177조9000억원으로 3조7000억원 늘었다. 자연스럽게 부채비율도 70.7%로 2013년(73.8%)보다 감소했다.

정부는 하지만 여전히 지방자치단체들이 지방공기업의 부채로 부담이 크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지방공기업은 여전히 큰 적자를 보고 있다. 매년 1조원이 넘었고, 지난해도 8965억원 수준이나 됐다. 이에 따라 지자체는 지방공기업 경영손실 보전과 부채감축을 위해 매년 1조원 수준을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방재정에 큰 부담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앞으론 상황이 더 심각해 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와 올해 주택시장 회복으로 대구 등 지방 도시개발공사의 경영이익이 많이 회복된데 따라 경영 손실이 어느정도 보전됐지만, 앞으론 시장 상황이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주택시장이 위축될 경우 이들 공기업은 손실이 늘고, 부채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26개 중점관리기관에 선정된 지방 공기업은 위험수위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들 공기업의 부채만 총 49조9000억원이나 된다.

임대주택 건립 등 사업이 많은 수도권 공기업은 부채가 가장 많은 기업에 속한다. SH공사(17조1490억원), 인천도시공사(8조981억원), 경기도시공사(7조9833억원) 순으로 부채가 많다.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 300%를 넘는 곳도 있다. 용인도시공사(334%), 강원도개발공사(316%), 화성도시공사(308%), 전북개발공사(305%) 등은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곳으로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는 특히 지방공기업 중에도 충남농축산물류센터관리공사, 태백관광공사, 여수도시공사 등처럼 심각한 경영 상태에 빠진 회사는 직접 해산을 요구할 계획이다. 예컨대 태백관광공사는 부채는 4268억5900만원인데, 적자가 쌓여 결손금이 자본금을 모두 까먹은 완전잠식 상태다. 정부는 지난 7월 이들 회사를 청산명령 대상 지방공기업으로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