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산전·동양·중앙 등 국내업체 美·獨에 속속 매각 시장 급속 재편 현대엘리베이터만 겨우 명맥 유지 관련단체 난립도 위축 부채질 “승강기산업 육성 새 법률 필요”목소리

육성 근거가 사라진 국내 승강기산업이 후퇴를 거듭하고 있다. 100% 자급 및 수출국에서 1990년대 후반 이후 15년만에 70∼80%를 수입하는 나라로 전락했다는 게 업계 내의 지적이다.

특히, LG산전, 동양엘리베이터, 중앙엘리베이터 등 국내 대형 업체들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미국 오티스와 독일 티센크루프, 쉰들러 등에 팔려나가면서 시장은 급격히 재편됐다. 대기업으로는 현대엘리베이터만 남은 상태다.

외국계 업체들은 원가가 높은 국내 생산 대신 중국에 발주를 주면서 국내 승강기산업은 위축 일로를 걸었다. 에스컬레이터 포함 연간 2조6000억원에 이르는 국내 승강기시장에서 국산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8000억원 남짓한 것으로 추정된다.

값싼 승강기와 에스컬레이터가 몰려 들어오면서 그만큼 안전사고도 증가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게다가 승강기산업 관할업무가 산업부에서 행안부(현 국민안전처)로 이관되면서 관련 단체 난립도 승강기산업 위축을 부채질한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국내 승강기 관련 단체는 한국엘리베이터협회 외에 한국승강기공업협동조합, 한국승강기보수업협동조합 등 5개에 이른다.

최근 국회 일각에서 ‘승강기시설안전관리법’ 개정 입법도 추진, 단체 난립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개정안은 승강기에 관한 조사·연구 및 기술개발과 교육, 홍보, 정보의 수집관리, 승강기산업의 육성과 발전을 위해 ‘승강기안전산업협회’를 설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승강기산업 육성과 반대로 작용하는 입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엘리베이터협회장인 김기영(55) 송산특수엘리베이터 대표는 9일 “개정 법률안은 새로운 단체인 승강기안전산업협회를 설립하도록 강제하고 있어 승강기업계의 분열을 초래한다”며 “새로운 협회를 일방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법제화하는 것은 부당하며, 승강기산업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승강기산업 육성을 위한 새로운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는 게 승강기업계의 요청이다. 이미 법안 초안도 마련, 올해 새로 구성되는 20대 국회에 건의할 방침이다.

이런 와중에도 아직 살아남은 분야는 일반엘리베이터를 제외하고 특수엘리베이터 20∼30% 정도. 올해 200억원, 내년 3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되는 송산엘리베이터가 주력하고 있는 분야다. 구난용 엘리베이터, 사면형(斜面形) 엘리베이터, 초대형 엘리베이터, 무(無)기계실 엘리베이터 등은 국내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 개척도 용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송산엘리베이터는 비무장지대(DMZ)에 위치한 제3땅굴 지하 350m를 오가는 사면형 엘리베이터를 개발했으며, 대규모 건설현장이나 조선소 등에서 사용하는 ‘골리앗 엘리베이터’를 제작해 현대중공업 등에 설치해 호평을 받았다.

김 대표는 “세계적 기업들이 공급하는 중국산 일반엘리베이터는 가격경쟁력이 달리지만 기술력이 필요한 특수엘리베이터는 아직 한국을 따라오지 못한다”며 “국민들이 승강기의 안전과 승강기산업 재육성에 보다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조문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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