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경기둔화…해외건설 등 타격
유가 하락은 원유를 전량 수입해야 하는 한국에 2000년대 이전에만 해도 ‘축복’으로 인식됐으나 이후 수출규모 확대와 경제구조 변화로 이제는 재앙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수출과 해외건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은 에너지와 교통비 등의 감소로 물가를 안정시키고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늘려 소비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기업에는 생산비용 감소를 가져와 수익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항공과 운수업 등은 수혜가 기대된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경제에는 이런 긍정적인 영향보다 유가 하락이 세계경제 부진의 결과라는 측면에서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세계경제 부진으로 수출이 타격을 입고 있는 가운데, 산유국과 신흥국의 위기 전염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세계경제 부진과 저유가는 수출 감소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수출은 올들어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한 가운데 1~10월 중 대(對)중동 수출은 10.8% 감소했다. 중남미와 독립국가연합(CIS) 등 원자재 비중이 높은 지역으로의 수출도 10% 이상 감소했다. 석유제품은 37.3% 감소하고 석유화학도 21.7% 감소했다. 중동 등에서의 해외건설 수주도 작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여기에다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와 브라질 등의 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산유국들의 재정도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중국의 경기둔화와 신흥국 위기가 겹칠 경우 한국도 파장을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더욱이 유가하락이 심화할 경우 성장률 하락과 함께 디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조될 수 있다. 경기침체 속의 물가하락을 의미하는 디플레가 현실화할 경우 소비자들의 물가하락 기대심리를 자극해 소비가 위축되면서 경기침체를 가속화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내수는 그나마 미약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수출이 계속 줄어들면서 성장률을 깎아먹고 있는 상태에서 유가하락으로 수출회복이 지연되면 경제전체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유가하락이 재앙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
이해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