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발표될 금융위의 가계부채 대책에 시장의 관심이 높다. 부동산 시장에서 금융정책이 미치는 영향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도 없다. 정책에 따라 시장은 롤러코스터를 탄다. 그래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타이밍과 유연성이다. 시장 상황이란 변수가 정책에 적절하게 반영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행스럽게 임종용 금융위원장은 그 점에 밝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가계부채 대책의 시행시기를 내년 1월에서 자연스럽게 두세달 뒤로 미뤘다. 규제 대상도 신규 대출에 국한했다. 무엇보다 많은 예외조항을 두겠다고 했다. 본인이 발표한 정책을 수정하는게 얼핏 강단없는 집행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건 유연성으로 보고 싶다.
이미 시장은 금융당국의 정책에 따라 반응하고 필요한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초이노믹스’의 근간은 부동산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내수 경기 부양에 건설ㆍ 부동산만한게 없다는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부동산 시장은 활활 타올랐고 당연히 부동산 담보대출도 급증했다. 불과 1년만에 정부는 금융기관의 상환능력 심사를 강화하고 원리금 분할상환을 유도하는 가계부채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대출은 기대만큼 줄지 않았다. 오히려 10월엔 7조497억원이나 늘어나 5~8월의 6조원대를 넘어섰다. 많은 사람들이 과열이라고 우려했지만 정책 변화를 감안한 시장의 정상적인 반응이다. 정책의 시행시기가 내년이었기 때문이다. 내년에 빌리기 어려워지니 올해 대출받자는 일종의 선수요가 생겨난 것이다. 특히 11월의 감소세가 눈에 띈다. 은행들이 심사를 엄격히 한 점도 있겠지만 시장의 선수요가 줄어들었다는 얘기다.
일부에선 당국이 아파트 집단대출은 규제하지 않겠다고 한 점을 우려한다. 집단대출은 신규 아파트 분양시에 계약만 하면 대출이 이뤄지는 것이다. 심사도 하지 않으니 나중에 부동산 경기 위축이나 미분양 사태에 봉착하면 큰 문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시장이 알아서 할 문제다. 어느 얼빠진 은행원이 부동산 경기 전망이 어두운데 부실화될 줄 알면서 신규분양 아파트에 대출을 퍼주겠는가.
원리금 동시 상환 문제도 좀 더 정밀하게 접근해야 한다. 은행 대출 받아 집 산 이들이 원리금을 갚아가면서도 생활비 지출을 줄이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부담을 견디다 못한 이들이 집 팔기에 나서고 투매가 집값 폭락으로 이어지면 부동산 시장 자체가 거덜난다. 그야말로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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