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국채투자 40% 손실기록 중국증시 고점대비 20~30%↓ 과잉공급 우려되는 스팩 등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 몫

증권사들의 ‘우르르 근성’이 투자자들의 피해로 돌아가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최근 몇년 사이 증권사들이 앞다퉈 권장했던 브라질 국채 투자는 헤알화 가치 급락으로 40% 넘는 손실을 기록하고 있고, 올들어 강하게 추천했던 중국 증시도 여전히 고점대비 20~30%씩 마이너스다. 증권사들의 새 수익원이라던 스팩도 증권사들이 앞다퉈 진출하면서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브라질 ‘재앙’=23일 KEB하나은행(구 외환은행)에 따르면 원화ㆍ헤알화 환율은 311.86원이다. 지난해 11월 442.69원을 기록한 이후 1년 사이 30% 넘게 하락한 것이다. 삼성증권,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대형 증권사들은 지난 2011년부터 10%에 이르는 금리와 저금리 투자 유망 종목으로 브라질 국채 투자를 권유해왔다.

올해 9월에는 브라질의 국제신용등급이 강등됐고, 이에 따라 브라질 국채 펀드의 수익률도 매입 시기에 따라 30~50% 가량의 투자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일부 대형증권사들은 신용등급이 강등되자 ‘투자 금지’ 항목으로 브라질 국채 펀드를 묶었지만 이미 투자자들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뒤였다. 지난 2011년부터 올해 10월까지 판매된 브라질 채권은 약 8조원 규모인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미 일본 증권사들은 2011년부터 브라질 채권을 매각하기 시작했다. 일본 증권사들이 빠져나간 빈자리를 한국 증권사들이 채우면서 대규모 손실이 나게 된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특히 증권사들은 2~3% 가량의 스프레드 수익을 노리고 투자자들에게 묻지마 투자 권유를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감독원이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스프레드 수익이란 도매로 채권을 싸게 매입해, 이를 소매로 비싸게 판매할 때 발생하는 차이 수익을 말한다.

▶“중국 좋다” 우르르=올해 초ㆍ중순께 증권사들의 중국 투자 권유도 ‘우르르 근성’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중국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하자, 국내 증권사들은 ‘중국이 답이다’라며 앞다퉈 중국 펀드 투자를 권유했다. 문제는 올해 6월부터 중국 증시가 급락하자 증권사들의 말을 듣고 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증권사들도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중국 증시와 함께 동반 급락한 홍콩 항셍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편입했던 주가연계증권(ELS)이 급락하면서 증권사들의 영업수익도 전분기 대비 절반 가량으로 떨어진 것이다. 홍콩 항셍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판매된 ELS 잔고 규모는 36조원 안팎으로 집계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국내 대표 대형 증권사들의 수익은 전분기 대비 40~60% 가량 급락했다. 증권사들의 수익이 크게 줄어든 것은 홍콩 증시가 고점대비 40% 넘게 급락하면서 여기에 투자했던 증권사들의 수익이 크게 줄어든 것도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홍콩증시가 안 좋아 ELS 관련 비용이 많아 이익이 줄었다”고 말했다.

▶‘스팩’에도 떼거지=스팩이 빠른 상장 수단이자 증권사들의 또다른 수익원으로 각광받자 증권사들이 앞다퉈 스팩 합병에 열을 올린 것도 결국 제살 깎아먹기가 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상장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회사의 수는 정해져 있는데, 스팩 영입 경쟁을 펼치다보니 수수료 인하 등 출혈 경쟁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11월 들어선 공모가(2000원)를 하회하는 스팩까지 등장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상장을 원하는 한 회사가 여러 증권사들을 돌면서 비용이 어느 정도 되는지를 파악한 다음 주관사를 결정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며 “이러다보니 상장 부적격 회사마저 고객으로 모시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