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각 국이 제출한 온실가스 감축목표(INDC) 이행을 강제하는 국제적 구속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우리 정부가 반기를 들고 나섰다. 우리 정부는 INDC에 국제적 구속력을 부여하기보다 각 국의 국내법을 통해 실질적인 이행방안을 마련하자는 입장이다.
현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21)에서는 INDC를 통해 제출된 자발적 감축목표와 이행계획을 최종 합의하는 ‘파리 의정서’ 채택을 위해 활발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여기서 최종 합의문에 INDC 이행을 의무화하는 국제적 구속력(legally binding)을 부여할지가 큰 관심사다.
현재 온실가스 감축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EU와 몰디브, 투발루 등 군소도서국가연합(AOSIS)은 INDC에 국제적 구속력을 부여해 각 국이 반드시 이행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국을 비롯한 미국, 중국 등은 국제적 구속력 대신 국내법을 마련해 INDC 이행을 독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제적 구속력을 부과할 경우 향후 국가들이 달성할 수 있을 만큼만 INDC를 제출하거나 부담을 느껴 국가들의 참여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 정부는 국내법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지난 2010년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을 제정하면서 시행 중인 온실가스ㆍ에너지 목표관리제가 대표적인 예다.
환경부에 따르면 목표관리제를 통해 적용 대상이 되는 업체에 매년 단위로 온실가스 배출허용량을 부여하고, 배출허용량을 초과한 업체에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환경부 고위 관계자는 “녹색성장 기본법과 같은 국내법을 마련해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이행해 나가면 된다”며 “국제법으로 구속력을 갖추기보다 각 국의 상황을 반영해 스스로 지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전 세계가 국제적 공조체제를 구축한 만큼 법적구속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이행하지 않은 국가와 교역 시 패널티를 부과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장무 기후변화센터 명예이사장은 “각 국이 자발적으로 INDC를 이행하게 하면 탄소배출 허용범위에 따라 감축목표가 완화될 수도 있다”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국가의 제품에 대해 수입 금지, 무역 시 관세를 높게 매기는 식의 패널티가 필요하고, 그러려면 강제적인 구속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