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개인고객 적고 정부 압박에 다소 자유로워…타은행들 정치권 압력에 ‘눈치보기만’

한국씨티은행이 연이어 수수료 인상에 나서고 있다. 저금리에 따른 이자수익 감소로 수수료 등 비이자수익 확대가 절실한 은행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받을 건 받아야지”=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오는 23일부터 고객이 영업점 창구에서 다른 은행으로 돈을 보낼 때 송금 금액이 10만원 이하면 10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또 인터넷 사전 신청 없이 영업점을 방문해 국제 현금카드를 만들 때도 3만원의 발급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지난 5월 유로화 기업 계좌에 계좌 유지 수수료를 부과한데 이어 8월 일반 자기 앞 발행 수수료를 300원에서 500원으로 인상한데 이은 세번째 수수료 인상 조치다.

이에 대해 한국씨티은행은 “현재 10만원 이하 타행환 송금수수료에 대해 면제해주던 것을 타행들의 수수료 수준인 1000원으로 적용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제현금카드 현장 발급 수수료 부과는 지점의 고객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불편을 피하고자 취한 조치”라며 “지점으로 국제현금카드를 발급받으러 오는 고객들에게 사전에 인터넷 신청서를 작성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국씨티은행이 개인고객이 많지 않아 반발이 적고 정부의 공적자금을 받은 적이 없어 비교적 정부와 정치권 압력에 자유롭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씨티은행은 외국계라 국내은행보다 정ㆍ관계 압력이 적은 게 사실”이라면서 “경영 등에 대한 관여가 자칫 한ㆍ미간 마찰로 이어질수 있어 조심스러워 하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올리기엔 반발이…”=반면 국내 은행들은 어느 곳 하나 수수료 유료화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되레 정치권 등의 압박으로 중도상환수수료 등 수수료를 인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상황이다.

신한, KB국민, 우리, IBK기업은행 등 저마다 수수료 합리화 개편 작업을 수개월째 진행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계좌이동제에 따른 고객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수수료 인상에 나섰다간 자칫 고객이탈로 영업기반이 흔들릴 수 있어 더욱 수수료 유료화엔 소극적인 모습이다.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섣부른 수수료 인상이 되레 국회의원들의 질타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수수료 인상을 주저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정치권의 요구로 두 달 여만에 주요 은행들이 중도상환수수료를 내린 것은 수수료 인하 압박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또 최근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된데도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인하 압박의 사례로 거론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수수료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고 이런 인식은 은행권 공통의 생각”이라면서도 “각 은행들이 독자행동하기엔 부담이 크다. 업계 상황을 보고 수수료 인상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내은행의 가계와 기업부문을 통한 자산성장은 한계가 왔다”며 “수수료수입 등 비이자이익 다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정책당국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한편 은행들은 고객차별화와 타 업종과의 결합, 해외 PF활성화 등을 통한 수수료수입 확대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의 연평균 자산성장률은 1999~2014년 연평균 7.8%였지만 이후 지난해까지 성장률은 평균 2.8%로 극감했다. 순이자마진(NIM) 역시 역대 최저치인 1.63%로 떨어진 상태다.

황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