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정작 반 총장은 말이 없는데, 이번엔 정당까지 등장했다. 이른바 친반(親潘)연대다.
정치권에서도 때마침 ‘반기문 대권론’이 불거졌다. 너도나도 반 총장의 입을 자청해 나서는 형국이다. 유엔에 있는 반 총장은 여전히 말이 없다. 반 총장이 없는 친반연대, 그의 의사를 묻지 않는 대권후보론 등 쉼 없는 ‘반 총장 흔들기’다.
친반연대 창당준비위원회가 1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창당준비위원회 발기 취지문에는 “글로벌 시대에 국제적 안목과 리더십을 갖춘 통합형 지도자로 반 총장이 필요하다”고 썼다. 정당 설립 취지 자체가 반 총장이란 설명이다. ‘정당(政黨)’의 사전적 의미가 정치적 주장이 같은 사람들이 모인 ‘무리’인데, 친반연대는 공공연하게 ‘정당 = 반기문’이라 밝혔다. 역으로 반 총장이 아니라면 해체될 정당이란 의미다.
여러모로 친박연대를 연상케 한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20여일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을 위시해 만들어진 정당으로, 이 역시 정당 이름에 특정 지도자를 내걸고 등장했다. 이념적 성향이나 정치색이 아닌, 특정인에 대한 지지로 묶인 정당이다.
특정인을 앞세웠다는 점에서 친박ㆍ친반연대가 비슷하다면, 차이점은 친반연대는 반 총장조차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친박연대가 정당민주주의 차원에서 비난을 받았을지언정 영향력만큼은 부인할 수 없었다면, 반 총장조차 모른 채 그를 앞세운 친반연대는 현재로선 ‘해프닝’에 가깝다. 박 대통령의 영향력을 뒷받침한 게 친박연대였다면, 반 총장의 입지를 좁히는 게 현재까지의 친반연대다.
정치권에서도 또다시 반기문 대선론을 거론했다. 새누리당 내 친박계 주요 인사인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라디오에 출연해 ‘반기문 대통령이 회자된다’는 질문에 “옳고 그르고를 떠나 가능성이 있는 얘기”라며 “지금 누가 그런 그림을 그리고 있거나 그런 그림을 전제하고 있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개헌론을 주장하면서 내세운 반기문 카드다.
‘반기문 대권론’은 잊을만하면 재차 떠오르는 화두다. 유력한 대권주자가 떠오르지 않는 여권에서 끊임없이 반 총장을 후보로 거론한다. 반 총장은 공식ㆍ비공식적으로 대권론을 재차 부인했지만, 정치권에선 유엔 사무총장을 거친 반 총장은 활용 가치가 높은 카드다. 주목도와 파급력 등에서 압도적이다.
“임기를 마무리할 때까진 대권론이 불거지는 게 유엔 사무총장직 수행에도 좋지 않다”는 반 총장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항상 그의 이름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반 총장이 대권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하지만 반 총장이 직접 의사를 밝히지 않는 한 항상 ‘가능성’일 뿐이다. 그럼에도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쉼 없이 등장하는 ‘반기문 없는 친반연대’, ‘반기문이 부인하는 대권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