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서강대·이대 등 따뜻한 장학금 지원 확대 일부선 동기저하 반론도
고려대와 서강대, 이화여대 등이 성적 장학금을 줄이는 대신,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 대한 생활장학금 지원을 늘리는 등 최근 각 대학가에 ‘따듯한 장학금’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학업 성취의 보상 차원에서 주던 성적장학금의 취지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견해도 뒤따른다.
최근 고려대는 성적에 따라 자동으로 지급해온 성적 장학금을 없애는 대신, 생활장학금을 대폭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염재호 고려대 총장은 “성적만 잘 받으면 계좌에 자동으로 입금되는 장학금 개념을 바꾸어 실제로 학업유지를 위해 절실한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자는 것”이라고 철학을 밝혔다. 이어 염 총장은 “대학은 학문의 전당이고, 성적이라는 수단적 가치에 묻혀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학생들은 취업을 위한 ‘스펙쌓기’의 하나로 학점 관리에 매달리는 상황이다.
이에 형편이 나은 학생들은 가정에서 ‘용돈 줄 테니 알바 하지 말고 공부 열심히 해서 장학금 타서 학교 다니라’고 독려하는 경우가 적잖다.
반면 학비가 마련되더라도 생활비를 벌고자 각종 아르바이트를 뛰어야 하는 학생들은 공부 시간을 빼앗겨 장학금도 못 받게 되는 악순환에 시달리게 되는 경우도 많다. 이 같은 세태에 학생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고려대 학생 정모(25ㆍ여) 씨는 “학자금 대출을 받고도 생활비 때문에 과외나 알바를 하며 힘들어하는 친구들을 많이 봤다”며 “성적장학금 줄 돈으로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집중적으로 주는 게 훨씬 맞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성적에 대한 보상으로서의 장학금이 사라지면 학생들의 공부에 대한 동기 저하가 우려된다는 반론도 있다.
대학생 양모(25) 씨는 “몇 학기 전에 열심히 공부해 성적장학금을 받고서 이게 꼭 돈 때문이 아니라 내가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 같아서 뿌듯했고 다음 성적 장학금에도 도전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생활이 어려운 학생이 돈 때문에 대학 공부를 못 하도록 하지 않겠다는 취지에서 제도 개편의 방향이 옳다고 본다”라며 “다만 학업 의욕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기존 성적장학금의 취지도 완전히 틀린 건 아니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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