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보상 초점 여론 악화 안타까워2008년 태안 기름유출사고도 수행

배·보상 초점 여론 악화 안타까워 2008년 태안 기름유출사고도 수행

“부모의 입장과 법률가의 입장이 충돌했습니다. 어린 학생들을 사고로 잃었으니 원인을 찾아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기여를 해야 한다는 생각과, 증거가 있는 사실만 인정해야 하는 법률가로서 판례를 근거로 배ㆍ보상액을 산정해 유가족들에게 전해야 하는 현실이었죠.”

4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간 세월호 배ㆍ보상 법률 용역을 수행한 해상ㆍ무역 전문 법무법인 세창의 송해연 대표 변호사(사법연수원 24기ㆍ영국 사우스댐튼대 해상법 석사)는 말했다.

‘바다 해(海)’자에 ‘펼 연(演)’자를 쓰는 송 변호사는 국내에 몇 안되는 해상 전문 변호사다.

곧 아들ㆍ딸 쌍둥이를 수학여행 보내야해 걱정이 된다는 송 변호사는 악화된 여론에 대한 안타까움이 컸다.

“이분들이 바라는 건 돈이 아니었습니다. 배ㆍ보상액이 수억원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여론이 안 좋아졌죠. 그런데 사실 이 돈은 숨진 학생들의 기대수명에 도시일용노동자, 속칭 ‘노가다’ 임금을 곱한 겁니다. 유족들은 이런 돈을 받는다는 점에서 오히려 기분이 나쁘죠. 진상규명을 바라는 유족들의 목소리가 돈을 놓고 싸우는 걸로 전해지는 걸 보면 안타깝죠.”

실제로 세월호 희생자 304명 가운데 배ㆍ보상을 신청한 이들은 208명에 불과했다. 10명 중 7명도 안 되는 셈이다.

나머지는 “민사소송을 해야만 세월호 사고 진상 규명에서 미흡했던 부분들을 밝혀낼 수 있다”며 정부와 세월호 선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다.

배ㆍ보상 접수를 일단락 지은 송 변호사는 이제 세월호 인양과 관련한 자문 용역을 수행한다.

그는 “인양까지 1년 정도 예상한다”면서도 “다만 배를 꺼내 올리다 실패를 하거나 배 안에 있는 기름이 흘러나오는 사고가 생긴다면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발생 확률은 높지 않지만, 한번 터질 때마다 대형 사고가 돼 버리는 바다 위 문제의 특성 때문이다.

‘송 변호사가 맡았던 2008년 ‘삼성-허베이스피리트호’ 사건 때는 원유가 1만2000㎘ 넘게 흘러나왔다. 태안 기름 유출사고로 잘 알려진 이 사건에서 피해보상액은 7000억원에 달했다.

“한국은 조선업도 해운업도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그런데도 해상법을 다루는 전문가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국내 대기업 간에 해상 분쟁이 터져도 런던이나 싱가폴에 위치한 국제중재센터로 갑니다. 해상 재난 소송 매뉴얼과 시스템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네요. 해상여객사고, 선체 인양 등과 관련한 매뉴얼을 만들어 이런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죠.”

송 변호사는 이제 국내 법률시장에도 해상법 전문가들이 많이 배출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인터뷰를 끝맺었다.

김진원 기자/


jin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