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시자 52%가 제2외국어로 선택 가르치는 학교는 전국 3곳 불과 상위권은 학원 등 사교육 의존
내달 12일로 예정된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아랍어를 제2외국어로 선택하는 수험생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아랍어 쏠림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16일 입시업체인 종로학원하늘교육이 2016년도 수능제2외국어 응시자 9만752명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수험생 중 절반 이상인 51.6%가 아랍어를 제2외국어로 선택했다.
지난 해에 비해 2.8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올해 유난히 많은 학생들이 아랍어를 제2외국어로 선택한 이유는 지난 해 1등급 컷이 50점 만점 중 25점, 2등급은 19점으로 매우 낮았기 때문이다.
나머지 제2외국어 과목의 경우 40점대 중반 이상이 나와야 1등급을 받을 수 있다. 때문에 상위권 학생들에게 아랍어는 ‘로또’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서울대의 경우 제2외국어가 필수과목이고 주요 상위권 대학에서는 사탐 2과목과 제2외국어를 함께 응시한 후 세 과목 중 점수가 높은 2과목을 제출할 수 있기 때문에, 상위권 학생들은 일종의 ‘보험’으로 아랍어 시험을 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탐 두 과목 중 한 과목이라도 점수가 낮게 나올 경우 아랍어를 제출하는 식이다.
문제는 상위권 학생들 뿐 아니라 일반고 학생들까지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아랍어를 선택하는 상황인데도 정작 아랍어를 제2외국어로 가르치는 학교는 전국에 단 세 곳 뿐이라는 것이다.
EBS에서 수능 아랍어를 가르치기도 하지만 상위권 학생의 경우 불안한 마음에 과외나 학원 등 사교육을 택할 수밖에 없다.
이미 강남에서는 수백 명이 수강하는 대단위 강의도 진행되는 상황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정보가 부족하거나 학원에 다닐 여력이 안되는 일반고 학생들은 아랍어를 제2외국어로 선택한 후 EBS에만 의존하거나 ‘찍기’ 신공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해 아랍어 3등급 컷이 16점이었던 사실을 감안하면 기본적인 문제를 풀고, 모르는 문제는 한 번호로만 찍어도 3등급~4등급은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자 일선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모여 아랍어 모의고사 문제로 찍기 연습을 하고 몇 문제나 정답이 나오는지를 시험해보는 촌극도 벌어지고 있다.
임성호 대표는 “최근 국영수가 점점 쉬워지면서 사탐과 과탐이 변별력의 최우선 기준이 되고 있는데, 현재의 시스템이 정보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일반고 학생들에게 불리한 것은 사실”이라며 “제2외국어가 공부 양에 관계없이 요행이나 사교육으로만 점수가 결정되는 현상이 지속될 경우 어떤 과목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로또처럼 수능성적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