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계좌이동제 실시에 따라 주거래은행을 바꿀 가능성이 있는 잠재고객이 70%를 웃돌면서 800조원에 달하는 자동이체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주거래 고객을 잡기 위한 은행들의 경쟁도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연간 800조원 자동이체시장 격변=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30일 주거래 은행 계좌를 손쉽게 옮길 수 있는 계좌이동제가 시행된다. 계좌이동제는 고객이 주거래 계좌를 다른 은행으로 옮기면 기존 은행에서 빠지던 급여, 공과금, 통신비 등 출금이체와 자동송금 내역을 한꺼번에 옮겨주는 제도다.

 우선 금융결제원의 페이인포 사이트(www.payinfo.or.kr)를 통해 온라인상에서 계좌이동이 가능해지고 내년 2월부터는 전국 은행지점이나 각 은행 인터넷 사이트에서 계좌이동 신청을 할 수 있다. 지난해 자동이체 건수는 26억1000만건에 금액은 799조8000억원에 달했다. 국민 1인당 월평균 이체건수는 8건이다. 건당 평균 이체 금액은 31만원으로 추산된다.

 계좌이동제가 자동이체에 기반을 두고 있는 만큼 대상은 자동이체가 가능한 ’수시입출식계좌’(보통예금 및 저축예금)다. 수시입출식계좌는 저금리ㆍ저성장 상황에 이자를 적게 줘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 금융거래가 대체로 이를 통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은행들이 사활을 거는 상품이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총 예금액(1092조5000억원) 중 수시입출금식 예금은 419조1000억원(38%)이다. 개인 수시입출식 예금 잔액은 전체의 20.6%(226조3000억원)에 불과하지만 개인 계좌수는 전체 2억개 중 1억9000만개(97.1%)에 달한다. 법인고객보다 개인고객이 계좌이동제의 주 타깃이 되는 이유다. 이중 월평균 예금잔액이 30만원 이상인 활동성 계좌 수는 6000만개(31.7%) 정도다.

 특히 자산이 많을수록 머니무브 현상이 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금융권의 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 NICE알앤씨의 계좌이동제 관련 소비자인식조사를 보면, 자산이 1000만원 미만인 응답자는 26.3%만이 주거래 변경의향을 밝혔지만 5000만원 미만, 1억원 미만, 1억원 이상의 자산고객은 각각 32.8%, 37.2%, 37.0%의 변경 의향을 내비쳤다.

 ▶혜택 차별화 필수… 자칫 출혈경쟁 우려도=본격적인 계좌이동제 시행을 앞둔 은행권은 긴장하고 있다. 은행들의 계좌이동제 대비 전용상품도 보통 및 저축예금에 초점이 맞춰 있다. 은행들은 크게 금리우대와 수수료면제의 두 가지 혜택을 내걸고 집토끼 사수 및 신규고객 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부분 예ㆍ적금, 대출, 카드 등을 연계한 패키지 상품형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주거래통장 유치 자체로 인한 수익은 크지 않지만 계열사와의 거래확대를 통해 고객 한명을 통한 수익창출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은행간 혜택이 대동소이하다는 점은 고객유치에 부정적인 요소로 평가되고 있다. 은행간 적용이율이 0.1%밖에 차이가 나지 않을 뿐 아니라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도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단순 숫자로 경쟁할 경우 출혈경쟁으로 이어질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익을 확보하고 경쟁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플러스알파’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 공통적으로 금리경쟁과 같은 공격적 마케팅보다는 내부고객 이탈 방지를 위한 서비스 강화 등과 같은 비금리경쟁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직원 서비스 교육 강화, 고객 편의성 증대를 위한 스마트지점 및 포터블 브랜치 확대, 고객니즈에 맞는 맞춤형 혜택 제공 등의 느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근 진행된 NICE알앤씨의 계좌이동제 관련 소비자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소비자들이 원하는 혜택을 엿볼수 있다. 소비자들은 주거래은행 변경시 가장 우려되는 점으로 ‘기존 주거래 은행 혜택 소멸ㆍ축소’(33.1%) 를 꼽았다.

 이정헌 NICE알앤씨 수석실장은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기존 은행에서 받은 혜택보다 우위의 것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기존은행의 혜택에 신규 혜택을 추가한 혜택이동제 등을 새로운 전략으로 제시했다.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전용 인터넷사이트 통해서만 신청가능(15.8%) ▷기존 계좌잔액 이동 불가(14.8%) ▷신청후 자동이체 계좌이동에 1~2일 소요(8.9%) ▷2금융권 금융기관으로 계좌이동 불가(8.8%) ▷개인간 설정한 자동이체 이동 불가(8.0%) ▷대출 원리금 자동이체 이동 불가(7.0%) 등의 요소도 고객유치를 위해 살펴봐야 할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