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을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역사전쟁이 뜨겁다.
유네스코 국제자문위원회는 4일(현지시간)부터 6일까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중국이 신청한 난징대학살과 일본군 위안부 자료에 대한 세계기록유산 등재 여부 심사를 진행한다. 지난 6월 일본의 조선인 강제노동시설이 포함된 산업혁명시설 세계유산 등재에 이은 동북아 역사전쟁 2라운드다.
중국은 난징대학살과 관련해 1947년 난징군사법정이 일본군 관계자를 전범으로 규정한 판결문과 희생자가 30만명 이상이라는 자료 등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위안부 자료에는 중국이 지난 8월 항일전쟁 70주년을 앞두고 공개한 국가당안국(기록물보관소) 보유 문서 등이 포함됐다.
중국 사법기관이 일본군 전범을 처벌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문서에는 조선인 위안부 30여명이 일본군 4000여명을 상대했다는 내용 등의 일본군의 자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난징대학살과 군 위안부 자료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은 아베 신조 일본 정부의 역사수정주의에 대응한 조치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난징대학살과 종군위안부는 2차 세계대전 일본 군국주의에 의한 심각한 반인륜 범죄”라며 “확실한 증거는 산처럼 많다”고 말했다.
일본은 신경질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일 기자회견에서 “양국이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는 때에 중국이 유네스코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일중 간 과거 한 때 있었던 부정적 유산을 불필요하게 강조하고 있다”며 “극도로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정부는 또 아부다비에서 진행되는 국제자문위원회에 대해 난징대학살 자료 등재 심사과정이 공개되지 않아 반론할 기회조차 없다면서 ‘밀실논의’라고 비판했다.
중일간 역사전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한국 역시 위안부와 강제동원 자료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 중이다.
국무총리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는 최근 강제동원 관련 기록 33만6797건을 내년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대상으로 공모했으며, 민간단체 차원에서는 올해 말 발간 예정인 위안부 백서를 포함한 위안부 기록물을 등재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일각에선 한중일의 이 같은 역사전쟁이 10월말에서 11월초 예정된 한중일 3국 정상회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외교소식통은 “한중 정상이 합의하고 일본도 긍정적 입장을 보인 만큼 한중일 정상회담은 열리겠지만, 세계기록유산을 둘러싼 중일간 갈등이 격화되면 아무래도 회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유네스코 국제자문위원회는 한국이 신청한 조선시대 ‘유교책판’과 KBS의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관련 자료의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대한 심사도 진행한다.
shindw@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