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하루에 담배 한갑을 피울 경우, 한 해 동안 내는 담뱃세 총액이 121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연봉 4600만원 근로자의 근로소득세와 정기예금(금리 1.8%) 4억3700만원의 이자소득세, 상가월세 217만원의 소득세, 시가 9억원의 재산세와 맞먹는 금액이다.
14일 한국납세자연맹에 따르면 4500원 담배 한 갑에 붙은 세금은 ▷담배소비세 1007원 ▷지방교육세 443원 ▷국민건강증진기금 841원 ▷개별소비세 594원 ▷부가가치세 433원 등 총 3318원으로 전체가의 73.7%를 차지한다.
국민건강통계에는 흡연성인 남성이 평균 16.1개피(2012년 기준)를 피우는 것으로 집계돼 이들이 일년에 내는 담뱃세는 97만4911원인 셈이다. 하루 한갑씩 피우는 흡연자의 경우 일년에 내는 담뱃세는 121만1070원에 이른다.
이를 총급여 구간별 근로소득세와 비교할 경우, 4600만~4650만원 구간 6만1402명이 내는 근로소득세 124만942원과 맞먹는 금액이다. 기준시가 6억8301만원 주택의 재산세도 121만1070원으로 하루 한갑씩 피우는 흡연자가 일년에 내는 담뱃세와 똑같다. 기준시가는 통상 시가의 70~80%에서 결정 고시된다는 점을 감안, 9억원가량의 주택 보유자 재산세와 같은 셈이다. 상가 월세 217만원의 소득세와 4억3689만원의 이자 소득세도 121만1070원으로 같은 금액대다.
납세자연맹은 “주로 저소득 계층에 속한 흡연자들이 내는 세금이 수억 원대 부동산 소유자나 거액예금 이자소득자, 임대소득자 등 자본소득자들의 세금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은 한국 세제가 얼마나 불평등하고 비합리적인지 잘 보여주는 징표”라면서 지적했다.
담뱃값 인상 전인 지난해 6조 7425억원이던 담배 세수는 내년엔 5조 8659억원 늘어난 12조 6084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가 당초 예상했던 수치인 2조 8000억원보다도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올해 역시 최근 3개월간 평균 판매량인 월 3억 1700만갑이 유지될 경우 지난해보다 4조 4292억원 늘어난 11조 1717억원이 될 전망이다. 정부도 내년 담배 판매량이 올해보다 21% 많은 6억갑 증가할 것으로 보고 세입예산을 편성했다
김선택 납세자연맹 회장은 “세금은 시장에서 악화된 소득불평등을 해소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세제는 간접세비중이 높고, 간접세 중에서도 술, 담배, 도박 등 죄악세 비중이 높다”면서 “우리사회의 가장 큰 과제는 소득불평등 완화로 이런 역진적인 세제를 공평한 세제로 시급히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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