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으로 명불허전 이야기 솜씨를 뽐낸 픽사가 차기작 준비에 한창이다. 2016년 1월 선보일 신작은 공룡과 소년의 모험을 그린 ‘굿 다이노’. ‘굿 다이노’를 이끄는 수장은 한국인 감독 피터 손(38)이다.
1977년생인 피터 손은 미국 뉴욕으로 이민한 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줄곧 미국에서 자랐다. 미국 서부의 명문 예술 대학 칼 아츠(Cal Arts)를 졸업, 월트디즈니와 워너브러더스를 거쳐 픽사에 입사했다. ‘니모를 찾아서’(2003)의 스토리 연출 부서에서 일하기 시작해, ‘인크레더블’(2004), ‘라따뚜이’(2007), ‘월-E’(2008) 등에 참여했다. ‘인크레더블’과 ‘라따뚜이’에선 단역 목소리를 연기하기도 했다.
픽사의 대표작 중 하나인 ‘업’(2009)의 소년 ‘러셀’은 피터 손으로부터 모티브를 얻어 만든 캐릭터로 알려져 있다. ‘업’에서 주인공 할아버지를 데려가려던 2인조의 뒷이야기를 다룬 단편 ‘조지 & A.J.’(2009)에서 피터 손은 러셀의 목소리를 직접 연기하기도 했다. 같은 해 그는 ‘구름 조금’(2009)이라는 단편 애니메이션을 연출한다. 먹구름에게 친구를 물어다주는 황새라는 기발한 착상을 자연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화면에 펼쳐내 시선을 모았다.
피터 손의 첫 장편 연출작인 ‘굿 다이노’는 세상에서 가장 외로웠던 소년과 공룡이 모험을 통해 가족보다 더 끈끈한 친구가 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피터 손은 최근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굿 다이노’에는 픽사가 그려왔던 방식과는 조금은 다른 관계가 있다. 그럼에도 역시 주인공들이 거친 야생으로부터 살아남는 내용의 로드무비 형식이 될 것”이라고 픽사 전작들과의 차별성 및 유사성에 대해 전했다.
피터 손은 촉망받는 애니메이션 감독이 되기까지 부모로부터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시절부터 어머니와 극장을 다닌 경험은 애니메이션의 보편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됐다. 또한 ‘굿 다이노’에서 주인공 알로가 아버지에 대해 품는 절대적인 사랑은, 실제 피터 손이 아버지에게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라고. 식료품 가게를 운영하는 피터 손의 아버지는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5시에 장을 보고 가게로 출근하는 일상을 반복해왔다고. 피터 손은 “자식에게 삶을 주기 위해 그렇게 열심히 일해온 아버지를 존경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