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수진ㆍ장필수 기자] 2012년 이후 3년 만이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갈등 국면이 연일 화제가 되는 것은 지난 대선 후보 단일화 과정 이후 처음이다. 안 전 대표의 “혁신 실패” 발언 후 연일 공방을 이어가며 누구의 혁신이 더 옳으냐를 두고 경쟁에 나선 모양새다. 당내 친노-비노의 갈등과는 결이 다르다. 차기 대권 경쟁자이면서도 일단 당의 회생을 함께 책임져야 하는 관계여서다. 두 사람 모두 날 선 비판의 끝에 “서로의 문제 의식이 다르지 않다”고 여지를 남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문재인 대표에 대한 입장표명을 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문 대표를 오늘이라도 만날 용의가 있으며, 재신임 철회를 재차 요구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전 공동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문재인 대표에 대한 입장표명을 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문 대표를 오늘이라도 만날 용의가 있으며, 재신임 철회를 재차 요구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文-安, 합의점 찾나…安 “문제의식 다르지 않아”=안 전 대표는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천혁신안 의결을 위한 16일 중앙위 연기 및 재신임투표 취소를 문 대표에게 거듭 요청했다. 문 대표가 전날 공개 편지를 통해 중앙위 연기 요청 및 재신임투표 철회 요구를 거절한데 대한 거듭된 촉구인 셈이다. 안 전 대표는 “중앙위를 열게 되더라도 그날 안건 처리를 하지 말기를 부탁한다”고도 요구했다.

기존의 입장과 같은 내용이었지만 안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늘 중이라도 문 대표를 만날 용의가 있다”고 열린 자세를 보였다. 안 전 대표는 “문 대표가 우리 당의 위기가 변화된 환경과 낡은 시스템의 충돌,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타성이란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혁신의 본질은 따로 있다고 했는데 말씀대로라면 문 대표의 문제 의식이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 측은 이날 문 대표에게 공식적으로 회동을 요청해놓은 상태다. 문 대표가 안 전 대표의 요청을 수락해 만남이 성사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갈등은 ‘공멸’…정권교체 위해 오월동주(吳越同舟)”=문 대표와 안 전 대표는 당의 혁신방안을 놓고 연일 공방을 주고 받아왔다. 안 전 대표가 지난 2일 혁신위의 혁신을 실패로 규정하며 혁신의 3대 원칙으로 ▷낡은 진보 청산 ▷부정부패 척결 ▷인재영입을 강조했다. 혁신안 의결을 위한 중앙위 개최, 문 대표의 재신임 투표라는 변수가 발생하며 두 사람의 갈등이 불거지는 모양새지만 사실 혁신의내용에 있어서는 안 전 대표의 말처럼 큰 차이는 없다.

전문가들은 이른바 ‘문-안 갈등’이 권력투쟁이나 계파 갈등 양상으로 가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당의 지지율이 20% 초반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차기 야권의 대표 대권주자인 두 사람이 기존 계파 정치의 구태를 보일 경우 공멸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본부장은 15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두 사람의 갈등은 당 지지율에는 악영향이다. 서로를 끌어안고 시너지를 내지 못한다면 두 사람의 개인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은 물론 새정치연합의 총선 선거 승리 가능성도 하락한다”며 “기존의 계파정치에 함몰된다면 ‘새정치’를 강조하며 젊은 층의 지지를 받아온 안 전 대표는 물론 당을 안전벨트 위에 올려놓아야 하는 문 대표도 지지층으로부터 외면당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당 내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온다. 범친노계 한 중진 의원은 “사실 문 대표와 안 전 대표는 ‘오월동주’의 관계다. 협력하지 않으면 둘 다 나락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대권 경쟁도 일단은 당을 회생 시킨 이후에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