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그동안 ‘너희들이 밴드냐’는 편견 때문에 그에 얽매여 곡을 만들어왔는데, 이번에는 그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우리 방식대로 곡을 만들었습니다.”
정규 2집 ‘투게더(2gether)’로 돌아온 씨엔블루는 여유로운 태도로 컴백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올해로 데뷔 6년차를 맞은 씨엔블루는 이제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한류스타 ‘밴드’이지만, 국내에선 ‘아이돌’로 바라보며 평가절하 하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에서 신보 쇼케이스를 가진 씨엔블루는 자신을 바라보는 상반된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냈다.
리더 정용화(메인보컬ㆍ기타ㆍ랩)는 “‘투게더’는 2집을 의미하는 숫자 2와 ‘함께’를 뜻하는 ‘투게더(Together)’를 합성한 단어로 씨엔블루의 음악을 다 함께 즐기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데뷔 6년차인데 이제야 정규 2집이 나왔다는 게 마음에 걸린다. 앞으로 자주 활동하면서 더 많은 노래를 들려 드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인 ‘신데렐라’를 비롯해 걸그룹 마마무의 휘인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도미노(Domino)’, ‘숨바꼭질’, ‘롤러코스터’, ‘히어로(Hero)’, ‘드렁큰 나잇(Drunken Night)’, ‘캐치 미(Catch Me)’, ‘홀드 마이 핸드(Hold My Hand)’ 등 11곡이 실렸다. ‘신데렐라’는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의 요소를 가미한 팝으로, 동명의 고전 동화의 틀을 빌려 남자의 시선으로 떠난 여자를 바라보는 심정을 가사로 담아냈다.
정용화는 “‘신데렐라’는 피아노와 기타로 반주를 만들고, EDM 요소를 섞은 곡”이라며 “내가 익힌 화성학도 펼쳐보는 등 최대한 화려하게 곡을 써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정신(베이스ㆍ랩)은 “이번 앨범은 예전보다 재미있게 녹음한 것이 특징”이라며 “멤버들과 의견을 조율하며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밴드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번 앨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을 꼽아보라는 질문에 멤버들은 저마다 다른 대답을 내놓았다. 이종현(기타ㆍ보컬)은 “아버지께 바치는 노래로 언젠가부터 꼭 해보고 싶었던 작업이었다”며 ‘히어로’를, 정용화는 “계절과 분위기에 잘 맞는 곡”이라며 ‘홀드 마이 핸드’를, 강민혁은 “몽환적인 분위기의 팝스러운 곡”이라며 ‘도미노’를 추천했다.
국내에선 여전히 씨엔블루를 ‘밴드’보다는 ‘아이돌’로 바라보는 분위기가 강하다. 씨엔블루는 ‘카운트다운 재팬’ ‘록 인 재팬 페스티벌’ 등 일본의 록페스티벌 무대에서 공연한 바 있지만, 국내 록페스티벌에는 참여한 일이 없다.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의 한성호 대표는 지난 11일 서울 상암동 한국산업진흥원에서 개최된 서울뮤직포럼에서 씨엔블루가 일본의 록페스티벌 무대에 서면서 국내 록페스티벌 무대에 서지 않는 것에 대해 “직접 연주하고 노래하는 아티스트 밴드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선 선입견이 있다”며 “그 선입견에 부딪히면서 굳이 설 필요는 없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강민혁은 “우리를 바라보는 분들의 마음이 열려 있지 않고 편견이 존재한다면 굳이 (국내 록페스티벌) 무대에 서는 것이 좋은 것 같진 않다”고 의견을 내놓았다. 정용화는 “우리는 아이돌, 메이저, 마이너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들이 서로 힘을 합해야 밴드 시장이 발전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처음 밴드를 접하는 대중에게 방향을 제시하고 싶고, 국내 록페스티벌 무대에 서서 아이돌 밴드라는 편견을 깨보고 싶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정용화 “이번 앨범은 처음 들었을 때에는 밴드답지 않은 느낌이 들겠지만, 라이브에선 정말 밴드 사운드로 들릴 곡들을 담고 있다”며 “밴드가 모여서 함께 할 수 있는 방송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를 통해 밴드 음악이 어렵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