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준환(구리)기자]요즘 같은 시기에 누가 시를 읽고 시집을 사볼까. 어린 시절 모든 것이 한폭의 수채화 같았던 시기에는 누구나 한번쯤은 유치환의‘깃발’,천상병의‘귀천’이 들어있는 시집 한권을 사 보았을 것이다. 또 민주화에 대한 울부짖음으로 암울했던 시기에는 김남주의 ‘나의칼 나의 피’를 금지옥엽으로 여겼던 저항의 시기도 있었다.

그로부터 세월이 흘러 소통에는 벽이 없는 SNS 시대, 도종환 시인의 접시꽃 당신이 100만부 이상 팔렸다는 사실은 전설이 됐고, 시 라는 장르는 인터넷에 묻혀 한국문학에서 초라한 모습으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그래도 시는 인간이 존재하는 한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한다.

경제적 대가 없이도 시로 쓰고 읽는 사람의 끈끈한 소통이 있기 때문이다.

물질만능주의 메마른 땅에 촉촉이 적셔주는 옹달샘처럼 솟구치는 아주 작은 공간안에서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있다.

2년 전 시민들의 문화적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목적으로 구리시가 역점을 두고 개관한 구리아트홀(관장 문철훈).

요즘 1층 로비에 들어서면 어디선가 청아한 목소리의 시 낭송이 들린다.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 만은 제발 살아다오’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사상가이자 문필가인 함석헌 님의 ‘그 사람을 가졌는가’시가 귓속을 파고든다.

10여명이 넘는 회원들, 시 낭송가의 한 귀절 한 귀절에 귀 기울이는 모습이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을 만큼 너무도 진지하다.

구리아트홀 예술아카데미에서 여름학교 강좌로 운영하는 시 낭송 프로그램 ‘시로 삶을 노래하다’ 시간이다.

마치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만의 특권처럼 한 여름밤 문학의 향기를 음미해보는 특별한 여행코스로 안성맞춤이다.

지난 3월 상반기 과정을 마친 이후 하반기 과정이 지난 9일부터 오는 8월 27일까지 매주 목요일 저녁 7시에 진행하는 시 낭송 강의는 회색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정화하고 치유하는 산소 같은 위안이 될 성싶다.

강의는 시 낭송을 통한 ‘소리의 미학, 시 낭송의 다양한 표현 방법’등 시의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이론 교육이 실시되며, 이러한 과정을 거쳐 시와 좀 더 가까워 질수 있도록 하는 편안함의 시간을 갖는다

구리아트홀 아카데미 시 낭송 프로그램의 길잡이 역할을 담당하는 시 낭송가 김경복(여. 44세)씨는 시 낭송 공연 기획 연출인으로서 전국 재능 시 낭송 대회 심사 및 전국 시 낭송 전문심사위원이다.

또 대학로 창조아트센터 최초 단독 시 낭송 리싸이틀 공연 후 10회 앵콜 공연을 할 만큼 이 분야 전문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는 동화구연가로서 재능 시 낭송 협회 공연국장을 맡고 있다.

김 씨는 시 낭송에 대한 의미에 대해 “시간이 흐르면 가장 안타까운 것이 지나간 추억을 다시는 만나지 못하는 것”이라며 “시는 그런 마음을 대신할 수 있고, 앞으로 살아갈 날을 위해 삶의 여정을 함께 공유하고 희망을 노래하는 즐거운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어떤 이는 문학이란 아무 의미없는 것이라고 한다. 의미있는 것은 과학이라고 역설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아무 의미 없는 것을 노래하고 시를 쓰고 낭송한다. 그리고 이것이 진정한 문학이라고 한다.

그 답에는 진실이 없다, 단지 시로 삶을 노래하는 시 낭송의 여행속에서 상상하며 즐길 뿐이다. 구리아트홀! 그곳에 그들만의 아름다운 시와 자유가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은 아닐까.

한편 구리아트홀 예술아카데미 강좌는 힐링발레에서부터 무대 마술에 이르기까지 15개의 다양한 강좌를 운영하고 있으며, 참여 문의는 구리아트홀 홈페이지(www.gart.go.kr), 로그인 후 수강신청 (전화문의 : 031-550-8854)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