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리 알려진 세계 대학평가 기관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대학 중 세계 대학 순위 200위권에 겨우 3개교(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The Times) 기준) 내지 6개교(영국 대학평가 기관 QS(Quacquarelli Symonds) 기준)가 들어간다. 현재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ㆍ개발(R&D) 지출 비중이 세계 1위, 지출 규모는 세계 6위(2012년 기준)인 점에 비춰 보면 우리나라에서 우수 연구 인력을 양성할 세계적인 대학의 수는 과소하다. 미래의 산업사회에서는 선도자가 경제적 이익을 독점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이웃인 일본, 중국은 이미 우리를 훨씬 앞서 있거나 거의 우리를 추월하고 있다. 특히 이들과의 첨단 산업 경쟁에서 뒤쳐진다는 것은, 우리 후손들의 현재 생활 수준 유지나 국가 생존에 큰 위협이 된다.
필자가 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세계 10위권인 우리 경제력에 걸맞게 2025년까지 세계 200위권에 들어가는 20여 개의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을 육성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대학발전 비전 2025’를 만드는 중이다. 국가 생존과 발전을 견인할 인재 양성의 책임을 맡고 있는 대학 사회가 첨단 산업 경쟁에 투입될 인재를 양성하도록 그 체제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우리 대학들을 세계적인 대학으로 육성하면 지구촌의 유학생 유치 경쟁에서도 앞설 수 있다. 현재 40억달러가 넘는 교육 부문 수지 적자가 대폭 축소되고, 절감되는 적자 상당액은 남아도는 국내 교육 인프라의 교육 산업화를 촉진할 수 있다.
20여개의 세계 200대 대학 육성은 인적자원 외에 중국, 일본에 비해 국토의 면적, 인구, 자원 어느 하나 내세울 것이 없는 우리나라로서는 피할 수 없는 목표다. 이를 위해서 정부의 추가적인 재정 투입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이상 국립대학은 전국의 권역별로 선택과 집중이, 사립대학은 등록금 등에 대한 예외적인 규제 철폐가 불가피하다.
그동안의 각종 교육 규제는 전국 대학을 일률적인 적용 대상으로 하면서 국ㆍ사립을 막론하고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는 대학들의 발목을 잡는 경우가 없지 않았다. 사립대학 중 10개 정도는 예외적으로 등록금 등 모든 조건에서 세계적인 대학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
국립대학은 합리적인 통합과 정원 감축을 통해 교수 확보율과 학생 1인당 교육 투자비를 배가시키는 방안 외에 재원 확보 대안은 없어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는 급격한 학생 자원 감소에 대비한 대학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국ㆍ사립 선도대학들이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으로 발전하면 그 학부 정원의 감축을 통해 여타 대학과 상생구조를 만든다. 여타 대학들은 정원 감축의 부담을 덜면서 지역 산업 발전에 필요한 직무 능력을 갖춘 인재 양성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전체적으로 우리 고등교육의 효율화와 정예화를 기할 수 있다.
우리의 미래를 인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이상 대학의 세계적 경쟁력 향상, 효율화, 정예화에 대한 국가적 관심은 절실하다. 소프트웨어 기술의 발전으로 미래 사회가 어디까지 변화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현 시점에서 그 관심은 더욱 절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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