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경제=서지혜 기자] 자영업자인 A(35) 씨는 최근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일용근로자 보수 지급과 관련한 공문을 받았다. 해당 공문에는 “일용근로자가 고용된 날로부터 8일 이상 근무했을 경우에는 국민연금에 가입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개업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일부 인력을 하루 두세 시간만 일하는 아르바이트로 고용하려던 A씨는 난감했다. 이 경우 총 일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알바생에게도 국민연금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A씨는 “영세한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국민연금을 제하고 알바생의 시급을 지급할 수밖에 없다”며 “최저시급보다 조금 더 돈을 받는 알바생에게도 좋은 제도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5월 국민연금공단이 자영업자들에게 배포한 ‘국민연금 일용근로자 개정지침’이 논란이 되고 있다.
개정된 일용근로자 국민연금 개정지침은 기존 ‘(고용계약서가 있는 경우) 일용근로자가 월 60시간 이상 1월 이상 계속 근무하는 경우 국민연금법 시행령 제19조1항에 의거 국민연금사업장 가입대상’이라고 명시된 부분을 ‘사업장에 고용된 날로부터 1개월간 8일 이상이고 근로시간이 월 60시간 이상인 일용직 근로자는 사업장에 고용된 날부터 사업장가입자로 적용’한다고 바꿨다.
즉, 노동자가 한 달 이상 일했거나, 한 달 간 근무 일수가 8일이 넘고 60시간 이상 일했을 경우 국민연금 가입대상자가 된다. 9%의 국민연금 요율 중 절반인 4.5%는 사업주가, 나머지 절반은 실제로 일한 노동자가 지급한다.
음식, 서비스업 등에 종사하는 영세한 자영업자들은 이같은 개정에 대해 “일하다 말도 없이 그만두는 소위 ‘먹튀 알바생’이 얼마나 많은데 국민연금 가입 비용까지 지불해야 하느냐”며 불만을 터뜨리는 상황이다. 일부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최근 최저임금 인상과 맞물려 알바생 고용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근로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고 당장 과태료를 내게 하는 게 아니라 실태를 확인하고 가입 신고를 독려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또한 “모든 국민이 국민연금에 가입해 노후를 보장하는 게 국민연금의 취지인만큼 사각지대를 최대한 없애고자 한다”며 “영세한 자영업자의 경우 두루누리사회보험 등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제도의 수혜자인 알바생들도 전적으로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다. 대학생 이모(26) 씨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당장 필요한 돈을 모으는 게 급한데 이런 상황이면 알바생을 잘 안 뽑으려 하지 않겠느냐”며 “제도 취지는 공감하지만 현장의 상황을 잘 반영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