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증시 가격제한폭 확대 제도 시행이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증시 활성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루 변동폭이 커지면 주가가 균형가격을 찾는데 걸리는 시일이 단축되고, 더불어 증시의 신뢰도도 높아진다는 것이 대체적 시각이다.
반면 중소형주의 경우 단기적으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증권업계에선 최종적으론 가격 제한폭이 폐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번 제도 변화와 함께 제기되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는 15일부터 증시의 가격 제한폭은 현재 ‘상하 15%’에서 ‘상하 30%’로 확대된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주식예탁증서(DR),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수익증권이 대상이다. 코넥스 시장은 현행(상하 15%)대로 유지된다. 파생상품시장은 상품별로 ±10∼30%인 가격제한폭이 3단계에 걸쳐 ±8∼60%로 확대된다.
유가증권시장의 하루 가격제한폭이 확대되는 것은 지난 1998년 12월 ‘상하 15%’로 늘어난 뒤 17년 만이다. 코스닥시장은 2005년 3월 이후 10년만이다. 그간 가격 제한폭 제도는 균형 가격 형성을 지연시킨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근 내츄럴엔도텍 사태 때 10거래일 이상 하한가를 기록한 다음에야 균형가격이 형성된 것도 가격 제한폭 규정 때문이란 설명이다.
가격제한폭이 커지면 시세 조종도 어려워 진다. 주가가 상한가 또는 하한가에 가까워질 수록 투자자들이 몰려드는 ‘자석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지고 상한가를 기록한 뒤에도 상한가 매수 주문을 더 넣는 ‘상한가 굳히기’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재준 코스닥시장본부장은 “가격제한폭이 커지면 그만큼 상한가 형성을 위해 동원해야 하는 자금의 규모가 커져 주가 조작이 어려워진다. 이런 긍정적 측면들이 이번 제도 개선을 추진하게 된 이유”라고 말했다.
거래량이 늘어나는 효과도 기대된다. 지난 1998년 가격제한폭을 15%로 확대하자 6개월간 하루평균 코스피 거래량은 1억주에서 2억3000만주로, 코스닥은 3억6000만주에서 5억7000만주로 늘어났다. 특히 오는 15일 제한폭 확대는 가격 제한폭을 두배로 늘리는 첫 제도 변화란 점에서 이전보다 더 큰 거래량 증가 효과가 기대된다.
문제점도 있다. 빚을 내서 투자한 비중이 큰 종목들은 증권사들이 신용 규모를 줄임에 따라 낙폭이 커질 우려가 있다. 지난 10일 기준 코스피 종목 가운데 신용비중이 큰 종목은 한솔홈데코(7.5%), 명문제약(7.3%) 등이고, 코스닥 시장에선 이-글벳(10.2%), 산성앨엔에스(10.1%) 등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용잔액이 지나치게 많거나 빠르게 증가하는 종목은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장기적으로는 가격 제한폭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당국, 증권업계, 학계에서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김학수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장기적으로는 가격제한폭을 완전히 폐지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고,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도 “가격제한폭 제도는 여러 부작용들이 더 크다. 장기적으로 가격제한폭을 없애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제도 변화와 관련해 주가·거래량 등 거래 상황과 사이버게시물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불건전 주문이 반복해 제출되는 계좌에 대해서는 수탁거부 조치까지 하겠다고 밝혀둔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