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새정치민주연합이 요즘 복잡하다. 지금 남의 집 사정을 얘기하긴 뭐하지만 공청권을 내려놓으면 잡음이 싹 해결된다(5월 15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새누리당과 청와대 간 당청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우리 당은 새누리당에 시간을 좀 더 주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6월 1일, 이언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 불과 보름 만에 여야 운명이 뒤바뀌었다. 야당이 지도부 사퇴론에, 이를 지켜보는 여당이 민생 경제를 전면에 내세웠다면, 국회법 개정안을 기점으로 이제 여당이 지도부 사퇴론에 시달리고 있다. 그 사이 야당은 무상복지를 비롯, 민생 경제를 화두로 내세웠다. ‘데칼코마니’처럼 여야의 뒤바뀐 운명이다.
야당을 걱정(?)하던 여당이 머쓱해졌다. 국회법 개정안을 계기로 야당이 내분을 수습하고 내년 총선을 겨냥한 전략 짜기에 돌입한 사이, 여당은 지도부 사퇴론을 두고 갑론을박이 뜨겁다. 국회법 개정안을 주도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거취가 최대 쟁점이다. 3일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선 친박계를 중심으로 제기된 ‘유승민 사퇴론’에 반발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유 원내대표가)야당의 요구를 수차례 막고 한 걸로 알고 있다”며 “공개적으로 최고위원회에서 그만두라 마라 내뱉으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유 원내대표를 집중 비판한 데 따른 반발이다.
정병국 의원도 “우리 모두의 책임이지 이게 왜 유 원내대표 혼자만의 책임인지 묻고 싶다”며 “난 반대했으니 책임이 아니라는 것처럼 무책임이 어디에 있느냐”고 성토했다. 청와대나 친박계에도 날을 세웠다. 정 의원은 “당청 간 협의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건 결별하자는 것인가”라며 “언론에서 계파 모임으로 규정하는 모임에 법제처장이 나와 입장 표명하는 게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지난 2일 친박계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은 법제처장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토론회를 열고 국회법 개정안이 위헌 소지가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어 친박계인 김태흠ㆍ이장우 새누리당 의원은 유 원내대표가 사퇴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서청원 최고위원 등을 중심으로 유 원내대표 책임론을 거론하는 등 유 원내대표 거취를 두고 내홍이 불거지는 형국이다.
야당은 국회법 개정안을 계기로 내홍을 수습하고 총선을 대비한 정책을 부각시켰다. 지난 2일 야당은 ‘단결과 변화, 민생총력 국회의원 워크숍’을 개최하고 복지 현안을 비롯 정책 토론회를 가졌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하루 묵으면서 계급장 떼고 치열하게 토론하자”고 강조했다. 민생과 경제 안보에 유능한 정당 등 7대 혁신과제를 발표하며 정책 다듬기에 나섰다.
여야의 이 같은 현 상황은 5월만 해도 정반대였다. 당시 야당은 지도부 책임론과 계파 갈등에 휩싸였고, 여당은 정책 정당을 전면에 내세웠다. 현 여야와 뒤바뀐 셈이다.
당시 박주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책임있는 자세의 첫걸음이 문재인 대표의 사퇴”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고,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문 대표가 꼭 사퇴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책임지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지도부를 압박했다.
여당은 민생 경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김 대표는 재보선 선거 지역을 투어하며 선거 공약 이행 의지를 피력했고, 당정협의를 통해 중고차 매매 문제, 가계 통신비 절감, 상가임대차 후속조치 등 각종 정책을 부각시켰다.
5ㆍ18이 대표적인 예다. 원유철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당시 최고위원회의에서 “새줌마 정책투어도 진행하고 민생 정책의 수요를 파악하겠다”며 내년 총선을 겨냥한 정책 행보를 피력했다. 같은 날 새정치민주연합은 험난한 5ㆍ18을 보냈다. 광주전남 의원을 중심으로 지도부 책임론이 거론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