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양규ㆍ한희라 기자]지난해 일부 카드사들이 보험사들의 저축성보험을 모집하면서 마치 고금리 저축성보험인 것처럼 소비자를 기만해 판해한 것과 관련, 보험사와 카드사가 소비자 보호는 뒷전인 채 서로 네 탓 공방만 벌이고 있다. 특히 양측은 상품 불완전 판매 계약 건에 대한 모집수당 환수를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1000억원대 소송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15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7개 카드사와 10개 보험사를 상대로 ‘카드사 보험계약 인수실태’를 점검하고, 이들 7개 카드사들이 보험상품 판매과정에서 높은 이자를 제공한다며 사실과 다른 내용을 안내하는 등의 불완전 판매한 사실을 적발해 기관경고 및 과태료와 임직원에 대한 제재를 내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들 보험사들이 보험계약 체결 및 모집에 있어 보험상품과 다른 사실을 알리고, 중요한 사항을 알리지 않는 등 불완전 판매한 사실이 있어 제재조치를 내린 바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피해 소비자에 대한 보험계약 취소 및 기납입보험료 환급 등 구제방안 마련을 촉구했지만, 소비자 구제 방안에 대한 후속조치는 보험사들에게 떠넘겨 양 업계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표준화된 상담용 상품설명대본을 사용하지 않는 등 상품을 제대로 판매하지 못해 소비자 피해를 유발한 만큼 카드사들이 상도의 상 책임을 지는 것이 옳다”면서 “금융당국의 지시가 있어 보험계약 취소와 기납입보험료 환급 등 소비자 구제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해당 카드사들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특히 카드사들이 불완전 판매계약 건에 대한 모집수당 환수마저 거부하고 있다며 이들 카드사들에 못마땅한 표정이다.
보험사 한 임원은 “양 업계 모두가 해당 계약건에 대해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등 소비자 구제 방안 모색에 나서야 할 상황임에도 카드사들이 모든 책임을 보험사들에게 떠 넘기고 있다”면서 “심지어 불완전 판매 계약에 대한 모집수당도 되돌려 주지 않겠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7개 카드사들은 보험판매과정에서의 잘못을 판매자들에게 책임을 질 수 없도록 한 현행 법을 근거로 보험사들이 모집 수당 환수에 나설 경우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여신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계약 위탁판매에 대한 모든 책임은 보험사들이 지도록 돼 있다”면서 “해당 카드사들은 이미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아 모든 상황이 종료된 만큼 나머지 책임은 보험사들이 져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도 “현재 법리상 불완전 판매에 대한 책임은 대리점들에게 묻지 못하도록 돼 있다”면서 “특히 나이스신용평가에서 보험상품의 이중 가입여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한 만큼 카드사들의 고의적 책임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향후 보험사들이 모집수당 환수를 요구해 올 경우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7개 카드사들이 해당 보험상품 판매로 10개 보험사에서 지급받은 수당 규모는 약 1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양측간 모집수당 환수를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1000억원대 소송 전도 불가피해 질 전망이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이 뒷짐만 진 채 소비자 보호엔 뒷전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이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아 양 업계간 갈등만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 단체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양 업계간 책임공방이 벌어지고 있는데 금융당국은 뒷짐만 지고 있어 소비자 피해 구제는 소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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