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에 대한 정부의 한심한 대처가 국민들의 전방위적 불신을 낳고 ‘메르스 포비아(phobiaㆍ공포증)’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메르스 현황과 대책’ 브리핑에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들의 불안과는 한참 괴리가 있는 안일한 대응으로 빈축을 샀다.

문 장관은 브리핑 후 이어진 질의 응답에서 메르스 공포로 시중에 마스크가 동이 나는 것과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메르스 때문에 그러한 추가적인 조치를 할 필요는 없지 않는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문 장관은 “전반적인 위생을 위해서 마스크를 쓰는 건 오히려 장려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난달 23일 메르스 확산방지를 위해 인천공항검역소를 방문한 문 장관이 방역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뒤늦게 ‘발굴’되며 비난이 거세졌다.

이 사진을 본 사람들은 “마스크 쓸 필요 없다더니, 장관 혼자만 살겠다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쏟아냈다.

앞서 30일 보건복지부가 페이스북에 게시한 ‘메르스 감염예방 요령’도 논란이 됐다. 한국에서는 동물원이 아니면 찾아보기 힘든 ‘낙타’를 조심하라는 권고가 현실성이 있는 조언이냐는 반발이 빗발친 것이다.

이 포스터에는 “낙타와의 밀접한 접촉을 피하세요”, “멸균되지 않은 낙타유 또는 익히지 않은 낙타고기 섭취를 피하세요” 라며 메르스 감염 예방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또 지난 주말부터는 모바일 메신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 메르스 접촉병원 리스트라는 ‘찌라시’가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이 내용에 대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고 있어 오히려 근거 없는 소문만 양산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국민들의 과도한 불안이나 오해를 낳을 소지가 있다며 메르스 발생 지역과 환자가 머문 병원들의 정보를 비공개 원칙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의료진에게만 이를 공개하겠다는 방침을 2일 발표한 바 있다.

김원섭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람들의 불안감에 대해 정부가 미적지근한 대응을 해서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jin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