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15년은 경찰이 창설된 지 70주년이 되는 해다. 광복 후 1945년 10월 21일 미군정청에 경무국이 설치된 것이 그 기점이다. 경찰의 날이 매년 10월 21일인 것도 이를 따른 것이다.
우리의 근현대사만큼 파란만장한 격동기를 거치며 어느덧 경찰이 고희를 맞이했다. 이 시점에 경찰은 스스로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미래 경찰상을 세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경찰청은 개혁추진기구를 설치하고 사회각계 인사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도 발족시켰다. ‘경찰 70년 국민과 함께! 희망찬 미래!’란 슬로건을 채택해 주권자인 국민을 중심에 두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질의 변화까지 이루는 것이 관건일 것이다. 현시대가 요구하는 국민적 기대가 무엇인지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우선적으로는 경찰 법집행의 중립성 확보와 이를 위한 경찰의 민주적 운영이 아닐까 싶다. 이른바 경찰중립화는 비단 권위주의 정권 하에서만 요구되는 가치편향적 이념이 아니다. 시대와 지역을 초월해 적용되어야 할 경찰권 행사의 기본원칙에 해당한다.
지난 91년 경찰청 발족 시에 경찰위원회가 신설됐지만 명실상부한 민주적 운영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 정책을 심의하는 기구에만 머물지 위원회제를 채택한 영국이나 일본처럼 격상된 실질적 관리기구는 아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국가공안위원회와 전국의 자치공안위원회는 행정처분의 주체이자 총경이상 고위직에 대한 인사권자이기도 하다. 또한 총리직속의 장관급 조직이라 행정안전부 차관급 외청의 우리와는 그 독립성에 차이가 있다. 신설된 국민안전처와의 역할교차 해소와 연계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자치경찰제 모델에서 볼 수 있는 주민선출직화나 인사추천위원회제도 한 해법일 수 있다.
경찰의 전문화의 요청도 크다. 미래치안은 첨단과학치안, 전문치안의 시대이다. 과거 발로 뛰는 인력중심의 치안에서 첨단정보화사회에 부합하는 전문치안으로 전환되고 있다. 범죄의 예방과 수사, 교통, 경비, 정보, 외사 등 치안정책 전반이 고도화와 전문화를 요구하며 이는 정책, 기획, 연구 기능의 역할 증대를 의미한다. 국가경계의 관념을 허무는 사이버영토의 무한확대는 치안의 글로벌화를 촉진시키고, 국제적 교류와 공동대응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최근 경찰의 수사조직의 광역화, 전문화라는 변화는 이러한 방향성에 부합한다.
인권보호에 철저한 경찰상도 강조되어야 한다. 적법절차의 준수라는 헌법적 요청에 충실함은 물론 피해자 보호와 민사불개입의 틀을 뛰어넘어 피해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해결자로의 역할 재정립도 국민적 기대일 것이다.
글로벌 치안에 대응할 수 있고 전문성과 도덕성을 갖춘 인재들이 경찰에 지속적으로 유입, 양성될 수 있는 체계와 환경도 조성되어야 한다.
경찰은 한 국가의 법치주의와 선진화의 수준을 대변하는 상징적 기관이다. 경찰 바로 세우기는 경찰만이 일이 아니라 우리 공동체가 함께 추진해야 할 과업이다. 창경 70주년을 맞이한 경찰이 ‘국민의 경찰’로 거듭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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