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OC=이문길 통신원] 2010년 칠레의 광산매몰사고에서 2개월간 땅속에 묻혀있다 생환한 ‘기적의 광부’ 33인 중 한 명이 최근 칠레를 강타한 홍수 피해로 집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 다 목숨을 건졌으니 다행인 것인지, 아니면 영화 데스티네이션처럼 불우한 운명이 계속 그를 집요하게 쫓고 있는 것인지 해석은 분분하다.

그 주인공은 이미 현지 유명인사인 전 광부 빅토르 자모라(38) 씨다. AFP 통신은 “자모라 씨가 또 비극의 습격을 당했다”며 “그는 최근 발생한 홍수로 그의 전재산인 가택을 잃었다”고 최근 보도했다.

광산 매몰 사고에서 생환한지 두달 뒤 기념행사에 참석한 자모라 씨가 정부 관계자로부터 격려를 받고 있는 모습. [사진=게티이미지]
광산 매몰 사고에서 생환한지 두달 뒤 기념행사에 참석한 자모라 씨가 정부 관계자로부터 격려를 받고 있는 모습. [사진=게티이미지]

칠레는 현재 갑작스럽게 쏟아지고 있는 폭우로 실종 등 인명피해와 재산 피해가 발생하는 등 큰 고통을 겪고 있다. 당국은 폭우로 인한 홍수 피해가 속출하자 지난 26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자모라 씨는 지난 2010년 8월 칠레 북부 코피아포의 산호세 구리광산에서 낙반사고가 발생해 지하 700m의 갱도에 매몰됐다가 69일만에 극적으로 구출된 33인의 칠레 광부 중 한명이다. 전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칠레 정부가 특수제작한 구조장비를 동원해 전원을 구출해내기까지 이들은 10주 동안이나 아름다운 동료애를 발휘하며 살아남았다.

기적적으로 생환한 이들에겐 ‘칠레의 영웅’, ‘숭고하고 강인한 인간정신의 승리’ 등의 찬사가 이어졌다. 칠레 광산협회로부터 1인당 500만 페소(약 1150만원)의 생환 축하금을 받았고, 소설과 영화 판권 제의가 쏟아졌으며, 세계 각국의 초청으로 난생 처음 해외관광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이제까지도 생활고에 시달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사고 1년이 지난 2011년 당시 자모라 씨는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자녀들에 대한 애정 표현에 곤란을 겪으며, 지금도 갱도에 갇힌 채 곁에 있는 동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악몽을 꾼다”며 트라우마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런 자모라 씨가 5년 만에 다시 대형 사고를 당했다. 코피아포의 인근 마을에서 살고 있던 자모라 씨는 지난 3월 24일 발생한 홍수가 그의 집을 집어삼킨 것이다. 잠결에 사고를 접한 자모라 씨는 다행히 이웃과 함께 대피해 인명 사고는 피할 수 있었다.

5년만에 다시 재난을 당한 자모라 씨가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세계 각지에서 격려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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