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사람이 흥얼거리고 춤을 추는 것은 세상 어디에나 있을 법한 일이다. 통제된 사회 북한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다만 몰래할 뿐.
북한 역시 사람이 사는 세상인 만큼 음악과 춤이 존재한다. 그러나 북한 사회는 남한처럼 개인의 취향대로 음악을 들을 수도, 춤을 출 수도 없다. 오직 국가에서 승인된 사상이 투철한 음악과 정권으로부터 보급되는 춤(군중 무용)외에는 금물이다.
그러나 본능은 이 통제의 울타리를 뚫게 된다.
북한소식 전문매체 뉴포커스(www.newfocus.co.k)는 북한주민들의 나이트클럽 문화를 소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2013년에 북한을 이탈해 현재 남한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나성민(21세) 씨는 “북한에서는 외국영화, 외국노래, 외국춤(디스코)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으며 특히 남한 영화나 노래를 보거나 듣다가 적발되면 사형”이라며 “가끔 마음이 서로 통하는 친구(동무)들끼리 모여 그들은 자신들만의 시간을 가지며 서로가 좋아하는 음악과 춤을 춘다”고 소개했다. 이때 장소는 우선 제일 믿음이 가는 친구의 집을 선택한다. 왜냐면 남한 음악을 틀고 춤을 추기 위해서는 보안이 철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또 한가지는, 음악이 밖에 새어 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민가가 적은 외딴 곳이나 산 속에 떨어져 있는 집이 가장 바람직한 아지트라고 한다. 목숨을 걸고 춤을 춰야 하지만 다들 즐거워한다. 처음에는 음악을 최대한 작게 틀고 춤을 추다가 술이 한잔 두잔 들어가면서 음악도 점점 커지면서 분위기도 상승된다.
이 때는 교대별로 밖에 보초를 세운다. 그리고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음악 CD를 두어 개 준비해 놓는다. 그래야 보안원이나 인민반장의 불시 숙박 검열에 대비할 수가 있다. 이 중 한 개의 CD는 북한 정권을 찬양하는 노래 묶음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탈북자 한은경 씨는 “북한에도 좋아하는 연인들끼리 감정을 교감하며 춤을 추는 공간이 있다. 그러한 공간은 무조건 은밀하고 믿음이 가는 장소여야만 한다. 이 때, 주변에 권력이 있는 간부 집안 친구가 있으면 좋다. 왜? 보안상 좋기 때문이다. 간부 집안은 숙박 검열이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한 장소에서 흐르는 음악은 대다수 남한 음악이라고 한다. 통제는 인간 본연의 욕구까지 통제하지는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