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피자 업계가 생존을 위해 치열한 로비전에 뛰어들었다. 정책 변화로 시장의 타격이 예상되자 이익단체를 결성하고 로비스트를 고용했다. 유력 정당에 로비자금도 뿌렸다.

피자는 미국 최고의 대중음식이다. 그동안 피자업계는 이같은 피자의 명성에 의존해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에선 매일 캘리포니아주 인구 수에 맞먹는 4100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피자를 매일 한 조각씩 먹는다. 피자는 국내총생산(GDP) 100대 품목 가운데 하나에 속할 정도로 소비량이 많다.

그러나 혜택을 누리던 피자업계가 몇 년 전부터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정책’이란 장벽을 만난 것이다.

건강한 식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 정부는 식품영양표시제도를 개선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영부인 미셸 여사가 나서서 학교급식제도를 개혁하기 시작했다. 피자는 정크푸드로 인식되면서 졸지에 탄산음료, 감자튀김 등과 더불어 음식의 ‘악의 축’으로 몰렸다.

식품영양표시제도는 올 하반기부터 효력을 발휘한다. 세부적으로는 토핑 등 피자 구성물에 대한 영양을 비롯한 모든 내용을 정확히 표시하라는 것인데 업계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피자 1조각이 아닌 1판의 열량을 표시해야 해 말라 토프리프 로자티피자 사장은 “라지 피자 1판의 영양성분이 1만칼로리라는 것을 보면 아마 구매를 꺼려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도미노피자는 로비스트를 고용하고 로비전을 전개했다. 린 리들 도미노피자 홍보담당 부사장은 파파존스, 리틀시저스 등 대형 업체들은 물론 2만개 음식점과 공급업체, 프랜차이즈 점주들을 모았다. 2010년 탄생한 미국피자커뮤니티(APC)는 업계를 대변하며 제도개선에 나서고 있다.

다른쪽에선 냉동피자업계가 학교 급식시장 사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피자업계가 연방정부 산하 학교 급식으로 매년 올리는 매출만도 5억달러에 달한다. 그런데 미셸 여사가 공립학교 급식에 채식 위주의 식단을 구성하는 정책을 밀어붙였고 업계는 염분을 줄이고 채소를 더 많이 넣으라는 압력을 받았다. 토마토 페이스트의 양을 제한하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로비에 뛰어든 미국냉동식품기구(AFFI)의 크레이그 나스 최고경영자(CEO)는 토마토 페이스트 규제가 피자를 퇴출시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장 많은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 업체는 학교급식 피자의 70%를 공급하는 슈완푸드였다.

정책에 맞서기 위해 업계는 대통령 선거와 중간선거가 각각 치러진 2012년과 지난해에 총 150만 달러의 돈을 로비자금으로 뿌렸다. 민의를위한정치센터(CRP)에 따르면 피자헛은 68만5369달러를 썼다. 파파존스는 11만6807달러, 슈완이 10만7100달러, 도미노피자 4만5726달러, 리틀시저스 2775달러 등 기타 식품기업들은 총 54만9214달러를 과감히 투자했다.

중간선거 이후 업계는 남몰래 미소를 지었다. 공화당이 상ㆍ하원 모두를 장악했기 때문이다. 피자업계는 공화당에 130만 달러를 건넨 반면, 민주당엔 15만7000달러만 보냈다.

업계의 로비전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APC 회장이기도 한 리들 부사장은 블룸버그에 “이제 시작단계”라며 “메시지를 전하고 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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