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항공기 개발주체 논란
택배·레저시장 뒤흔들 위력적 아이템 세계 각국 美 인증받은 제품만 수입 국토부“인증 역량강화 차원 문제없어”
드론(무인기) 등 소형항공기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특히 군사기술력까지 동원된 무인기는 미래 택배시장과 레저시장의 근간을 뒤흔들 위력적인 아이템으로 여겨질 정도다. 이에 우리 정부는 소형항공기 시장 경쟁력강화를 위한 적극적인 플랜을 가동하고 있다. 소형항공기 시장은 아직 태동 단계다. 기술력도 초보다. 시장이 태동단계라는 것은 그만큼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문제는 소형항공기 시장을 주도할 기술 개발 주체가 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무인기를 포함한 소형항공기 개발엔 국토교통부가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2013년 국내 최초의 민간상업용항공기인 4인승 나라온(KC100)을 개발완료했고, 150kg 이상인 무인항공기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국토부가 미국 연방항공청(FAA) 등과 맺은 바사협정 상 국토부는 종합적인 인증 부처이지 개발 부처가 아니어서, 국토부가 소형항공기를 개발해 놓고도 자칫 수출 길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헤럴드경제가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이같은 가능성이 농후해 개발 주체를 둘러싼 부처 간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대두된다.
▶개발해놓고 자칫 수출 못할라=국토부가 의욕적으로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시작부터 어긋나있는 모양새다. 소형 항공기 수출을 위해 맺은 협정 당사국에게 수출을 못하게 될 수도 있는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항공기 개발ㆍ수출을 위해 지난 2008년 FAA와 항공부품에 제한하는 항공안전협정(BASAㆍ바사협정)을 맺은 바 있다. 협의를 시작한지 4년만이다. 이후 2014년 10월 협정을 소형항공기로 확대했다.
이 협정은 미국과 민간항공 제품 수출입에 있어 인증절차를 서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대부분 나라에서는 미국의 인증을 받은 나라의 항공제품을 수입하고 있어 국내 항공기의 수출을 위해선 협정체결이 필수다.
이 협정을 맺기 위해서는 FAA에서 기술된 바사이행협정을 위한 8개 단계를 거쳐야 되는데 협정체결을 하는 주체가 독립성을 띈 감항당국인지를 확인하는 3번째 단계에서 ‘개발 주체 논란’이 발생한다.
국토부와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의 설명을 종합하면 ‘3단계에서는 ‘미국 FAA는 개발 중인 항공제품과 인증표준, 절차 등의 적합성을 판단하는 독립된 감항당국 존재여부’에 대한 확인을 해야 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실제로 항공기 개발을 위해 예산을 투입하던 산업부는 1996년 수출을 위한 첫걸음인 바사협정을 체결하려 했으나 이 3단계에서 막혔다. 결국 감항당국인 국토부로 협정 주체가 넘어갔다.
▶문제 없다면서도 ‘쉬쉬’=자격 논란에 대해 국토부는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국토부 항공산업과 관계자는 “항공산업이 일천한 상황에서 국토부가 인증을 하려면 시제기가 있어야 된다”며 “인증 역량강화를 위한 개발이며 문제 없다”고 했다.
하지만 국토부가 배포한 보도자료를 보면, 이 개발은 ‘산업진흥’의 성격에 가깝다. 국토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항공산업 선진화를 위해 2014년 3월 ‘항공기 제작 및 레저스포츠’ 분야의 인프라 구축을 중점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힌바 있다. 앞서 2월에도 전용 비행시험 인프라 구축계획을 밝히며 “우리나라 최초로 제작된 4인승 소형 항공기(KC-100)에 이어 2022년까지 레저형 경항공기, 비즈니스 제트기 등을 순차적으로 개발하겠다는 정부의 민간항공기 국산화 개발계획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라고 하기도 했다.
국토부는 특히 인증역량을 위한 시재기 개발이 문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미국도 이를 알고 있다고 했다. 바사협정체결 실무를 맡았던 국토부 항공기술과 관계자는 “나라온 개발시, 미국 FAA에서 온 인증전문가들이 그림자 인증 (Shadow Certificationㆍ뒤에서 개발 과정을 보고 평가하는 것)을 수십차례 했다”며 “미국이 개발과정까지 다 보면서 소형항공기 개발 협정 확대체결을 했겠느냐”고 했다. 또 다른 국토부 항공기술과 관계자는 “평가를 받았다는 것은 소형항공기 개발에 대한 승인이 이뤄진 것으로 보면 되지 않겠냐”고 했다.
무인기개발과 관련해서도 국토부 항공산업과 관계자는 “무인기 예산 대부분이 개발 예산”이라면서도 “무인기 시제기는 산업부가 개발한 것을 가져다 쓸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항우연과 산업부의 생각은 다르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금은 본격적으로 수출을 하기 전이라 전혀 문제가 없지만 미국이 국익을 위해서 언제든지 문제를 삼을 수 있다”고 했다. 항우연의 고위관계자는 “바사협약체결 취소를 할 경우 한쪽 국가가 통보만 하면 된다”며 “바사협약은 협약체결시 수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한편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국익을 위해 관련 보도가 어떤 도움이 되겠느냐”며 보도자제를 요청했다.
박병국 기자/
ys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