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정치인에게 SNS는 ‘약’일까 ‘독’일까?
한국정치에서 소셜미디어(SNS)의 영향력에 정치인들은 너나 할것없이 SNS를 활용한다. 정치인은 선거판에서 맹위를 떨친 SNS를 선거가 끝난후에도 여전히 활용한다. 여론을 형성하고 소통하는데 SNS만한게 없기 때문이다.
남경필 경기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SNS를 보는 시각은 다르다. 남 지사는 SNS를 통해 상처를 받아 ‘담’을 쌓았고 이 시장은 ‘SNS활용 1위 시장’이라는 화려한 명성답게 왕성한 활동중이다. SNS는 그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남 지사의 트위터를 보면 지난해 7월 22일 “오늘 밤부터 내일 새벽 사이 경기도에 강한 비가 예상된답니다. 비로 인한 피해에 대비하시고, 건강하고 안전한 하루 되셔요”라고 올린 글이 마지막 글이다.
그의 페이스북은 지난해 8월17일 “저는 잘못을 저지른 아들을 대신해 회초리를 맞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피해를 입은 병사와 가족 분들,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군에 아들을 보낸 아버지로서 모든 것은 아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잘못입니다”라는 글이 마지막이다. 이후로 트위터와 페북을 사용한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남 지사는 아들 군대 문제로 SNS를 떠난것으로 알려졌다. 결정적인 계기는 아들 문제를 알고도 SNS에 글을 올려 혹독한 비판을받았던 사건이었다.
당시 육군이 남 지사의 장남을 군 가혹행위 가해자로 지목, 구속 영장을 신청한 가운데 남 도지사가 페이스북에 남긴 글은 결정적이었다. 네티즌의 격분을 표출했다.
남 지사는 지난해 8월15일 오후 10시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원 나혜석 거리에서 호프 한잔 하고 있습니다. 날씨도 선선하고 분위기 짱”이라며 “아이스크림 파는 훈남 기타리스트가 분위기 업시키고 있네요”라는 글을 게시했다. 게시글은 현재 삭제됐다.
당시 아들의 불미스러운 사건을 통보받은 지 이틀 만에 남 지사가 감상적인 글을 올린 것을 두고 사과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아들 사건이후 7개월이 지났지만 남 지사 주변에서는 억울하다는 입장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있다. 당시 남 지사는 아이스크림을 파는 청년의 장사를 돕기위해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렸지만 아들 사건으로 가려져 상황이 자신이 의도한 대로 흘러가지않았다는 것이다. 이 SNS글은 남 지사에게 결정적인 마음의 상처(?)로 남아 SNS를 단절시킨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있다.
반면 경기도에서 ‘SNS 1위 시장’이라는 별칭을 갖는 이재명 시장은 여전히 SNS상에서 맹활약중이다.
이 시장은 세월호사건, 성남FC 구단주 문제, 청소업체 용역특혜의혹사건 등 위기를 정면 돌파할때도, 시민 소통을 위해서도 SNS를 적극 활용한다.
이 시장은 청소업체 용역특혜의혹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도 실시간으로 트위터에 상황을 전했다. 그는“중앙지검 출석해 조사 받다가 점심 먹으러 나왔습니다. 오후에 또 들어가야 합니다”라며 ”잘못한 게 없으니 당당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이 시장은 “SNS는 편하고 빠르며 공개행정까지 가능한 시스템이다. 전화나 메일보다도 빠르다. 소통없는 행정은 민주주의라는 옷을 입은 지배”라고 예찬했다.
그는 “성남에서는 더 많은 시민이 SNS로 더 쉽고 빠르게 시정에 참여함으로써 직접 민주주의를 확대하고 있다”며 “자신의 견해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손나팔’로서 뉴미디어인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 시장의 SNS사랑으로 성남시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성남시 SNS시민소통관 제도는 지난 2012년 경인히트상품 민원행정 서비스 부문 대상, 2013년 인터넷소통협회 조사 SNS소통경쟁력 A등급, 2013 행정제도 개선 우수사례 안전행정부 장관상 수상에 이어 지난해 11월 안전행정부로부터 행정제도 우수사례로 장관상도 수상했다.
정치인에게 SNS가 ‘독’인 사례는 우리 정치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세월호참사로 온나라가 슬픔과 충격에 빠져있던 무렵 정몽준 전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막내아들이 올린글과 지난해 6.4 교육감 선거에서 ‘아버지는 교육감 자격이 없다’는 딸의 페이스북 글은 그들의 정치인생에 큰 홍역을 치룬 계기가 됐다.
SNS가 ‘약’인 사례로 있다. 선거 막바지에 아들이 한 인터넷 토론방에 올린 지지 글이 학부모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극적인 역전 당선까지 이어진 사례도 있다. 지난해 7.30 재보궐 선거 땐, 박광온 새정치연합 후보의 딸이 올린 글도 ‘약’이됐다. ‘SNS로 효도를 해보자’며 솔직하고 재치있게 표현한 글들이 큰 호응을 얻었고, 선거 승리에도 역할을 했다.
SNS 글의 파괴력에 대해 정치인들이 ‘약’인지 ‘독’인지 꼼꼼히 따져볼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