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국 반발에 신중 대응 의도로 풀이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미국 국무부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의회 연설과 관련, “행정부와 의회가 협의할 문제”라고 밝혔다. 한국 등 주변국은 물론, 미국 내부에서도 반발이 일고 있어 미국 정부도 신중하게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각) 정례 브리핑에서 “아베 총리의 미 의회 연설은 행정부와 의회 당국자들이 앞으로 협의할 문제”라며 “미국은 아베 총리의 방미를 환영하며, 이 문제는 나중에 논의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2일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가 방미 기간에 미 상ㆍ하원 합동 연설을 추진하려 하며, 이를 위해 미국과 일본 양국 정부가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 의회에서 연설한 일본 총리는 지금까지 3명이다. 요시다 시게루(1954년), 기시 노부스케(1957년), 이케다 하야토(1961년) 등이며 아베 총리의 연설이 성사되면 54년 만에 처음으로, 역대 4번째로 미 의회 연설대에 오른다.

이들은 모두 하원을 상대로 연설했으며, 상ㆍ하원 합동 연설자는 한 명도 없었다. 아베 총리가 일본 총리 사상 처음으로 상ㆍ하원 합동 연설을 추진 중이다.

아베 총리의 미 의회 연설 추진이 알려지면서 미국 내 한인단체도 반대 활동에 들어갔다. 위싱턴정신대문제대책위원회가 하원 외교위원장 앞으로 반대 서한을 보내는 캠페인을, 한인 사회 대표 시민단체 시민참여센터가 반대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이들은 아베 총리가 과거사에 진정한 사죄와 반성을 보이지 않는 만큼 미 의회에서 연설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전달할 방침이다.

한편, 일본의 왕실도 아베 정권에 일침을 가했다. 전쟁의 비참함을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한다며 현 정권의 군사대국화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날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의 왕위계승 순위 1위인 나루히토 일본 왕세자는 만 55세 생일을 맞아 “전쟁의 기억이 희미해지려는 오늘날 겸허하게 과거를 돌아보고 일본이 밟아온 역사를 올바르게 전하는 게 중요하다”며 “세계 각국에서 많은 이들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고 많은 사람이 고통과 큰 슬픔을 겪은 걸 매우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전후 70년이 평화를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