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올해 ‘시총 1위’ 수익률 대결서 美·日·中·인도·대만에 참패…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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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1등 대만 +77.07% vs 꼴찌 한국 -26.01%’

연초 대비 지난 10일 종가까지 대만 증시 시가총액 1위 TSMC와 한국 증시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가 각자 기록한 수익률이다. 두 종목의 시가총액은 삼성전자가 351조6202억원을 기록했던 지난 10일 기준으로 TSMC의 시가총액은 삼성전자보다 약 3.2배나 더 큰 27조1000억대만달러(약 1136조3030억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을 포함해 미국, 일본, 중국, 인도 등 주변 주요 5개국 증시 시가총액 1위 종목들의 연중 수익률도 모두 국내 1위 삼성전자를 큰 폭으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헤럴드경제는 야후파이낸스 등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를 활용해 주변 5개국의 시가총액 1위 종목의 올 한 해 수익률을 분석했다.

이 결과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77.07%(593→1050대만달러)를 기록한 대만 증시 시총 1위 TSMC가 차지했다. 그 뒤를 23.38%(185.64→229.04달러)의 미국 애플, 5.86%(2590.25→2742.1루피)의 인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가 따랐다.

일본 증시 시가총액 1위 토요타자동차와 중국 증시 시가총액 1위 귀주마오타이의 수익률은 각각 -2.05%(2635→2581엔), -2.67%(1685.01→1640위안)로 ‘마이너스(-)’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연초 7만9600원이던 주가가 지난 10일 종가 기준 5만8900원까지 내려오며 -26.01%의 수익률을 기록한 한국 증시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와 비교했을 때는 20%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0일 종가 기준으로 5만8900원을 찍으면서 지난해 3월 16일(5만9900원) 이후 1년 7개월 만에 종가 기준 6만원 선을 내줬다.

최근 3개월 간의 삼성전자 주가 급락세는 외국인 투자자의 ‘엑소더스(대탈출)’가 이끌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수준이다. 전날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23거래일 연속 순매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초부터 전날 장 종료 시점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에 대해 1조8835억원 규모의 누적 순매도세를 기록 중이다. 앞서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액은 지난 7월 11일 종가 기준 11조2901억원으로 올 들어 정점을 찍었다. 두 달 만에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13조1736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문제는 향후 삼성전자 주가가 반등세를 타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는 점이다.

지난 8일 개장 전 삼성전자는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74.49% 증가한 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연합인포맥스 집계 기준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18곳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실적 전망치)인 10조3047억원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이 같은 부진은 스마트폰과 PC 판매 부진으로 메모리 출하량과 가격 상승이 당초 예상을 밑돌고, 고대역폭메모리(HBM)가 경쟁업체 대비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탓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일회성 비용(성과급)과 파운드리 수주 부진, 비우호적인 환율, 재고평가손실 환입 규모 등도 배경으로 꼽힌다.

증권가는 4분기 이후 삼성전자 실적 반등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분위기다.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익 컨센서스는 8월 14조3000억원대에서 12조2000억 수준으로 급락했다.

여기에 국내 반도체 업황 우려가 과도한 반면 삼성전자의 위기는 성격이 다르다는 진단까지 나오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전날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블랙웰 공급이 예상되는 가운데 AI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내년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호조를 띨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나 노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의 겨울은 아니지만 삼성전자의 겨울은 이미 우리가 경험하고 있다”며 5세대 HBM HBM3E의 공급 지연, 파운드리 경쟁력 약화 등을 지적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이날 삼성전자 실적과 관련해 “세트 부진 속 비메모리의 단기 회복 가시성이 낮다”며 “여기에 레거시 메모리의 수급 악화까지 고려하면 내년 보수적인 설비투자 전략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때 국내 증권가에선 최고 13만원까지 제시됐던 삼성전자 목표주가도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컨센서스 기준 9만1583원까지 내려왔다.

외국인 투심을 되돌리고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이 반등하기 위해선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자체에 제기된 ‘미래 성장성’에 대한 의문 부호를 지워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HBM 부문에선 SK하이닉스, 파운드리 부문에선 TSMC 등 경쟁사와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고 꼬집었고,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HBM의 경쟁력 입증이 필요하며, 메모리 1위 업체에 대한 작금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주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전망이 엇갈리는 상태다.

송명섭 연구원은 “내년 예상 주당순자산(BPS)에 업황 둔화기 삼성전자의 저점 주가순자산비율(PBR) 배수들의 평균값인 0.95배를 적용할 경우 5만4900원의 주가가 계산된다”며 “경기 및 업황의 둔화가 확실해지는 최악의 경우 10% 수준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보유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의 HBM을 포함한 선단 공정 내 경쟁력에 대한 우려 등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종가 기준 12개월 선행 PBR은 1.1배로 과거 평균 PBR 밴드의 하단 수준임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주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삼성전자에 대한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승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이 낮아진 시장 눈높이를 재차 하회한 가운데 위기는 기회”라며 “현 주가는 12개월 예상 PBR 기준 1.0배까지 하락해 저점 매수가 유효한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송명섭 연구원은 “5만원대 중반 수준의 주가는 장기 관점에서 매수가 유효한 가격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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