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새 3배 급증…도심지역 게스트하우스 가보니
모텔·고시원 개조 불법영업…저렴한 숙박시설로 자리매김 다른 나라 관광객과 교류없어…제대로된 한국문화 체험 어려워
#중국인 A씨는 지난해 말 종로구의 한 게스트하우스를 방문했다 크게 실망했다. 한국에 오기 전 인터넷으로 게스트하우스를 검색해 가장 평이 좋은 곳을 예약했고,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까지 있어 예약은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인터넷에 공개된 사진과 실제 게스트하우스가 크게 달랐기 때문이다. A씨는 “유럽의 게스트하우스의 경우 주인이 직접 가이드하는 여행 프로그램도 다양하고 다양한 국가에서 온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데, 한국에서는 다소 저렴한 호텔에 묵고 있는 느낌이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국을 찾는 요우커(중국인 관광객ㆍ遊客)가 연간 6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서울시내에서 불법 ‘게스트하우스’ 영업이 판을 치고 있어 ‘관광 한국’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다.
특히 상권이 집중돼 있는 신촌ㆍ홍대, 명동 등에는 비싼 호텔 대신 저렴한 게스트하우스가 외국인 관광객들의 주요 숙박시설로 자리매김 하고 있지만, 모텔이나 고시원 등을 개조한 ‘짝퉁’ 업소가 늘면서 요우커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2월현재 서울시내에서 운영중인 게스트하우스는 총 585 개소로, 지난 2012년 185 개소에 비해 3 배 이상 급증했다. 객실 수만도 1866 개에 이른다.
마포구에는 전체의 28%인 166 개소가, 외국인 관광1번지 명동이 있는 중구에는 64 개소의 게스트하우스가 성업중이다.
서울시내의 게스트하우스는 지난 2012년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등록 제도가 시행된 이후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의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유스호스텔ㆍ게스트하우스ㆍ여관’에서 숙박하는 관광객의 비중은 증가 추세인 반면, 호텔 투숙객 비중은 2009년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게스트하우스 인기가 높아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모텔이나 고시원을 개조해 운영하는 불법 게스트하우스 영업도 늘어나고 있다.
전세계 호텔 및 게스트하우스 정보를 제공하는 미국의 한 여행사이트에서는 한국 소재 게스트하우스 중 상위권에 위치한 대다수의 게스트하우스가 내국인의 숙박도 허용하는 ‘가짜 게스트하우스’였다.
업주들은 ‘게스트하우스’라는 이름이 투숙객 유치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서울 서초구의 한 게스트하우스 운영자는 “민박처럼 운영할 때보다 게스트하우스라고 이름을 붙이고 홈페이지를 개설하자 손님이 늘었다”며 가짜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들은 제도의 취지에 어긋나게 내국인의 숙박을 겸할 뿐 아니라 일부는 안전시설조차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있어 자칫 대형 참사의 우려도 제기된다.
당초 게스트하우스는 일반 가정집 등에서 외국인 관광객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숙소를 제공하면서 한국의 관광지나 맛집 등을 소개해 한국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숙박형태다.
하지만 요우커를 노리고 모텔 등을 개조한 불법ㆍ편법 게스트하우스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전통문화 체험은 커녕 한국에 대한 거부감만 키우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마포구 지역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투숙한 바 있는 일본인 노리코(27ㆍ여) 씨는 “홈페이지에서 보여주는 사진과 실제 모습이 확연히 다를 뿐 아니라 유럽 등 다른 나라의 게스트하우스와도 달라 깜짝 놀랐다”며 “게스트하우스를 가는 이유는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기 위해서인데, 일반 호텔보다도 못한 수준의 숙박업소가 게스트하우스라는 이름을 달고 영업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광정책과 관계자는 “도시민박법이 아니더라도 공중위생관리법 등에 의해 등록하기 때문에 모든 게스트하우스를 불법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외국인 관광객의 불만 접수 사례가 늘고 있는만큼, 기준시설에 미달되거나 불법ㆍ편법 업소에 대해서는 자치구와 수사기관 등이 합동으로 단속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