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중국인 A씨는 지난해 말 종로구의 한 게스트하우스를 방문했다 크게 실망했다. 한국에 오기 전 인터넷으로 게스트하우스를 검색해 가장 평이 좋은 곳을 예약했고,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까지 있어 예약은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인터넷에 공개된 사진과 실제 게스트하우스가 크게 달랐기 때문이다. 게스트하우스는 다른 나라에서 온 관광객들과 교류하기에는 지나치게 폐쇄적이었고, 한국인인 주인과 교류할 기회는 거의 없었다. A씨는 “유럽의 게스트하우스의 경우 주인이 직접 가이드하는 여행 프로그램도 다양하고 다양한 국가에서 온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데, 한국에서는 다소 저렴한 호텔에 묵고 있는 느낌이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서울의 게스트하우스를 찾았다가 실망했다는 외국인 방문객들의 불만 사례가 늘고 있다. 게스트하우스라는 이름만 붙이면 투숙객이 늘어나는 탓에 우후죽순 ‘가짜 게스트하우스’가 생겨나고 있어 제대로 된 한국 문화를 경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헤럴드경제가 24일 서울시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서울에는 585 곳의 게스트하우스가 ‘외국인관광 도시민박법(도시민박법)’으로 등록해 성업 중이다.
이 중 가장 게스트하우스가 많은 지역은 마포구로 166 곳의 게스트하우스가 신촌ㆍ홍대 일대에 위치해 있다.
게스트하우스는 도시지역 주민이 자신이 거주하는 주택을 이용해 관광객에게 한국의 가정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숙식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지난 2012년 1월부터 시행됐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신촌ㆍ홍대, 명동 등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지역에는 도시민박법에 등록되지 않은 채 ‘게스트하우스’라는 간판만 달고 영업을 하는 ‘가짜 게스트하우스’가 성행하고 있었다.
명동의 I 게스트하우스는 도미토리 등 다양한 형태의 방을 가진 게스트하우스와 달리 일반 모텔의 형태로 이뤄져있었다.
또한 도시민박법에 등록돼 있지 않아 일반 내국인도 모텔처럼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었다.
M 게스트하우스는 고시원 형태로 지어져 장기 투숙객을 받기도 했다.
전세계 호텔 및 게스트하우스 정보를 제공하는 미국의 한 여행사이트에서는 한국 소재 게스트하우스 중 상위권에 위치한 대다수의 게스트하우스가 내국인의 숙박도 허용하는 ‘가짜 게스트하우스’였다.
업주들은 ‘게스트하우스’라는 이름이 투숙객 유치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서울 서초구의 한 게스트하우스 운영자는 “민박처럼 운영할 때보다 게스트하우스라고 이름을 붙이고 홈페이지를 개설하자 손님이 늘었다”며 가짜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많은 외국인들은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지난 해 여름 서울 마포구 지역의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투숙한 바 있는 일본인 노리코(27ㆍ여) 씨는 “홈페이지에서 보여주는 사진과 실제 모습이 확연히 다를 뿐 아니라 유럽 등 다른 나라의 게스트하우스와도 달라 깜짝 놀랐다”며 “게스트하우스를 가는 이유는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기 위해서인데, 일반 호텔보다도 못한 수준의 숙박업소가 게스트하우스라는 이름을 달고 영업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