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사위가 사기범행으로 거둔 ‘검은돈’을 숨겨줬던 장인이 경찰에 “현금 8억이 없어졌다”며 신고를 했다가 사위의 범행이 들통났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50대 남성 A씨를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이날 구속 송치했다. 그는 지난 14일 “오피스텔에 있던 현금 8억원이 없어졌다”며 112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기 안양만안경찰서 수사관들은 A씨가 자금 출처에 대해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는 점을 의심했다. 이에 서울청 금융범죄수사대를 통해 A씨가 신고한 8억원이 코인업체 대표인 사위 B씨의 투자리딩방 사기 사건과 관련돼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안양만안서는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A씨가 경찰에 신고하기 직전에 해당 오피스텔에 있던 돈을 근처 다른 오피스텔로 옮긴 정황을 포착했다. 수사관들은 두 번째 오피스텔을 뒤져 현금 28억원을 발견하고 금융범죄수사대에 알렸다.
금융범죄수사대는 A씨를 체포하고 28억원을 압수했다. 아울러 장인 A씨가 이 돈이 사위의 범죄 수익인 점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고 그를 검찰에 넘겼다.
경찰은 A씨의 절도 신고가 사실인지 수사를 하고 있다. 더불어 사위 B씨의 사기 혐의도 들여다 보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8억원이 아니라 이 중 일부만 없어졌다. 돈은 딸이 맡아달라고 해서 가지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