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서울 능동 어린이대공원 사자 방사장에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었지만 사자 두마리가 40여분간 방사장을 떠도는 상황을 누구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어린이대공원에 따르면 숨진 사육사는 12일 오후 2시22분 사자 방사장 청소를 위해 방사장에 들어가 1분 후 사자 두마리의 공격을 받고 쓰러졌다. 사육사가 최초 발견된 시간은 오후 2시34분. 소방담당 직원이 소방점검을 위해 사자 방사장을 찾았을 때였다.

이 때까지 어린이대공원 CCTV관제센터는 사자 방사장에서 일어난 일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사자 방사장에는 동물 움직임에 따라 촬영되는 CCTV 1대가 가동 중이었다. 이날은 조류인플루엔자(AI)로 출입이 통제된 상태로, 오후 1시50분께 ‘동물행동풍부화’ 프로그램을 마친 사자들이 모두 내실에 있어야 정상이다.

결국 CCTV관제센터는 소방담당 직원이 최초 발견할 때까지 40여분간 방사장에서 떠도는 사자를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것이다. 어린이대공원 관계자는 “CCTV 담당 직원이 사자 방사장만 지켜보고 있을 순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40여분’이란 시간을 감안하면 쉽게 납득할 수 없는 대목이다.

당시 소방담당 직원은 사자 방사장 출입문을 닫은 뒤 인근 코끼리 사육장으로 가서 코끼리 사육사와 함께 오후 2시36분께 사자 방사장을 다시 찾았고, 다른 직원들에게 무전으로 상황을 전달했다.

무전을 받은 다른 사육사 4명이 오후 2시37분께 사고 현장에 도착했고, 방사장에 있는 사자를 내실로 유도해 오후 2시47분께 사자를 가뒀다. 119에 신고한 시간은 오후 2시49분. 수의사가 사고 현장에 와서 상황을 재확인한 뒤 119에 신고했다.

수의사는 쓰러진 사육사에게 심폐소생술과 심장제세동기로 응급조치를 시도했고 10분 후 도착한 119에 후송 조치했다. 피해 사육사가 건국대학교 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13분. 당시 목과 다리, 얼굴, 팔 등이 심하게 물린 상태로 의식이 없었다.

피해 사육사는 1시간 가까이 응급조치를 받다 안타깝게도 오후 4시13분께 숨을 거뒀다. 숨진 사육사는 1995년부터 어린이대공원 동물복지팀에서 근무했고 2002년을 전후해 2년, 2012년부터 현재까지 3년 등 총 5년간 맹수 사육사로 일했다.

유족으로 부인과 아들 1명이 있다. 어린이대공원은 업무수행 중 발생한 사고인 만큼 산업재해보상보험에 최대한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변호사를 지원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