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금융당국의 기술금융 ‘줄세우기’에 은행들이 뿔났다. 6개월여밖에 하지 않은 기술금융이 평가항목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혁신성 평가 결과를 만천하에 공개한데다 그 결과를 성과평가체계(KPI)에까지 반영한다고 공표했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금융위가 발표한 혁신성 평가에 대한 시중은행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금융위는 이날 올해 첫 금융혁신위원회를 열고, 기술금융(40점), 보수적 금융관행개선(50점), 사회적 책임이행(10점) 등으로 구성된 혁신성 평가를 발표했다. 금융위는 시중은행을 일반ㆍ지방ㆍ특수은행 등 3개 그룹으로 분류해 그룹별 순위를 공개했다.
그 결과 일반 은행 중에는 신한은행이 82.65점으로 가장 높았고, 우리은행이 76,80점으로 뒤를 이었다. SC은행과 씨티은행은 각각 49.20점과 44.50점으로 하위권을 기록했다. 지방은행 중에는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이 각각 79.20점과 76.70점을 받아 1, 2위를 차지했고, 수협과 제주은행이 52점과 45점으로 6, 7위를 차지했다.
은행들은 각 은행별로 규모와 특징이 다른데, 이를 단지 일반ㆍ지방ㆍ특수은행 등 3개 그룹으로 구분해 순위를 매기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개인 여신비중이 높은 SC은행이나 씨티은행 등 외국계 은행들은 혁신성 평가 중 비중이 40%나 되는 기술금융 확산 분야에서 신한은행이나 우리은행보다 중소기업 여신으로 분류되는 기술금융의 절대치가 적어 평가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혁신성 평가 중 기술금융 확산분야 순위는 기술금융 절대치 순위와 전체 기술금융 순위가 똑같았다. 즉 기술금융 여신 규모가 큰 신한과 우리은행이 1, 2위를, 상대적으로 적은 씨티와 SC가 각각 7, 8위를 차지한 것이다. 혁신성 평가 결과 공개가 결국 시중은행을 기술금융으로 줄세우기를 한 것과 같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또 혁신성 평가를 은행 임직원의 KPI에 반영하기로 한 것도 논란이 많다. 정부의 정책금융을 KPI에 반영해 은행의 경영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중은행의 한 여신담당 부행장은 “정부의 정책 방향대로 돈이 돌려면 이 방법밖에는 없다는 생각도 일견 든다”면서도 “은행 입장에서는 정부의 압박에 심적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여기에 기술신용으로 대출을 해줄 수 있는 중소기업이 많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정부가 이처럼 기술금융에 드라이브를 거는 상황에서 대출 가능 기업이 적어지면 결국 무리한 대출로 이어져 부실이 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기술금융이 급증하면서 전체 여신에서 기술금융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질 것”이라며 “기술금융 대출에 목숨을 걸다보면 무리한 대출로 인해 연체율 관리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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