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 어린이집 경쟁률 100대 1 서울 844곳·제주는 24곳 불과 지역마다 편차도 심해
폭력사건 등 민간어린이집 불신속 원비 싸고 우수한 교사 많아 ‘보육의 질’ 영향 학부모들 선호
인천 K어린이집의 ‘폭력 교사’ 사건으로 잠재해오던 어린이집에 대한 불신이 폭발했다. 전국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어린이집의 영유아 학대 혐의는 고구마 줄기 캐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생계를 위해 자식을 남의 손에 맡겨야 하는 맞벌이 부부의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그렇다고 어린이집에 안보낼 수도 없는 일. 그나마 믿을 수 있는 국공립어린이집이 반사 이익을 얻고 있다. 국가가 재정을 지원하고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기 때문에 다른 어린이집보다 ‘보육의 질’이 높을 것이라는 생각에 입소 대기자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임신했을 때부터 대기를 걸어놔도 국공립어린이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국공립어린이집 입소가 영유아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 ‘로또’로 불리는 이유다.
21일 보건복지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서울을 제외한 16개 시ㆍ도에서 집계한 국공립어린이집 입소 대기자는 모두 15만7554명으로, 자체 집계하는 서울시(2014년 9월 기준 9만9405명)까지 포함하면 25만6959명에 달한다.
반면 국공립어린이집은 전국 2489곳으로, 전체 어린이집의 5.7%에 불과하다. 입소 대기자 수로 단순 계산하면 국공립어린이집 입소 경쟁률이 ‘100대 1’에 육박한다.
유형별로 보면 가정어린이집이 2만3318곳(53.3%)으로 가장 많고, 민간어린이집 1만4822곳(33.9%), 사회복지법인어린이집 1420곳(3.2%), 법인ㆍ단체어린이집 852곳(1.9%), 직장어린이집 692곳(1.6%), 부모협동어린이집 149곳(0.3%) 순이다.
지역별로 보면 국공립어린이집은 서울에 844곳(33.9%)으로 3분의 1이 몰려있다. 이어 경기 575곳, 부산 155곳, 경남 135곳 순이다. 폭력 교사 사건이 발생한 인천에는 132곳이 있다. 국공립어린이집이 가장 적은 곳(세종 8곳 제외)은 제주로 24곳에 불과하다. 이어 대전 29곳, 광주 30곳, 울산 33곳 등이다.
부모들이 국공립어린이집을 선호하는 이유는 정부의 안정적인 재정지원과 책임있는 관리ㆍ감독으로 다른 어린이집보다 ‘보육의 질’이 나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국공립어린이집은 원아 수에 상관없이 인건비와 운영비가 고정적으로 지원되기 때문에 다른 어린이집보다 우수한 교사들이 몰리고 시설 등 교육환경도 우수하다는 평가가 많다.
반면 민간ㆍ가정어린이집의 경우 원아 수가 줄어들면 정부에서 지원하는 보조금도 줄기 때문에 재정 여건이 열악하다. 따라서 저렴한 인건비로 교사들을 고용하게 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보육의 질 저하와 직결된다는 설명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어린이집을 운영해 수익을 내겠다는 생각은 아예 접어야 된다”면서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환경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국공립어린이집에 대한 쏠림 현상이 중복 입소 대기신청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입소대기관리시스템(서울시 제외)을 개편했다.
새 입소대기관리시스템에선 대기 신청을 할 수 있는 어린이집이 최대 3곳으로 제한되고, 대기자가 어린이집에 들어간 경우 다른 어린이집 대기신청은 자동 취소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전체 대기자의 약 18%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최진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