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가 ‘못 본 척 무시해’ 말해”
참고인 발언서 직장 내 괴롭힘 주장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세상의 모든 문제들을 해결해줄 수 있는게 법이 아니라는 걸 안다. 그래도 인간으로 존경하면 직장 내 괴롭힘과 따돌림은 없지 않을까 싶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15일 중앙노동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한 걸그룹 뉴진스의 멤버 하니(본명 하니팜)가 결국 눈물을 보였다.
하니는 이날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모회사 하이브 산하 다른 레이블 소속 매니저가 “다른 소속 팀원분들 세분 정도와 여성 매니저가 저를 지나가셔서 잘 인사했다”며 “5분, 10분 후에 그분들이 다시 나왔다. 그 매니저가 저와 눈을 마주치고 뒤에 따라오는 멤버들에게 ‘못 본 척 무시해’라고 말했다”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내가 왜 한국에서 이런 경험을 해야하느냐’는 글을 많이 봤다. 죄송하실 필요가 없는 게 한국에서 너무 사랑하고 가족같이 생각하는 멤버들과 직원 분들 만났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게 해준 나라”라고도 덧붙었다. 이어 “죄송해야 할 분들이 이런 자리를 피하시니까 너무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에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 대표를 겸하고 있는 김주영 하이브 최고인사책임자(CHRO)는 “서로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라고 말해 약 1시간10분 동안 공방이 계속됐다.
이날 여야는 아티스트의 '노동자성'이 법적으로 보장되지 않는다며 노동법 사각지대에 대한 제도 보완을 한목소리로 말했다.
안호영 환노위원장은 “이 사안은 특정 그룹의 문제나 가십성 이슈로 보면 안 된다. 노동법 보호를 받지 못하는 근로자의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제도에 미흡한 점이 있다면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뉴진스가 세계적인 가수이지만 하니팜 씨가 처음부터 그런 지위를 누리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엑스트라도 노동자성을 인정받는데, 급여가 많다고 그래서 꼭 그 사람이 근로자가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따.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니까 대응할 수가 없다고 하면 이 문제는 영원히 도돌이표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면서 “법이 필요하면 특수고용노동자가 됐든, 프리랜서가 됐든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하이브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사이의 분쟁을 꼬집으며 하이브와 어도어의 대응이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은 "하니팜 씨, 수많은 아티스트들, 연습생들, 매니저 등 수많은 구성원이 대주주 간 싸움에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모든 구성원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이브는 지난 4월 어도어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다며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 데 이어 지난 8월 민 전 대표를 해임한 바 있다. 이후 민 전 대표는 해임이 부당하다며 대표 재선임을 청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내 양측의 법정 공방이 진행 중이다.
박홍배 민주당 의원은 "대형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대중을 배신하고 아티스트 인권침해 논란까지 일으키는 막장 드라마"라며 "하이브 최고인사책임자라면서 중재하려고 했지만 '별도 레이블이라 응하지 않는다'고 하는 게 말이 되냐"고도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