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 브랜드 소매점 매출액 전년比 24.1% ↓

국내 브랜드들 ‘뒷걸음질’…수입산 증가 지속

저출산에 프리미엄 전략·제품 다변화 노력도

“우리 애는 독일산 먹여야지” 분유시장 정체에도 인기라는 ‘이것’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역성장하는 국내 분유 시장에서 수입 브랜드가 약진하고 있다. 저출산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해외 브랜드의 프리미엄 전략이 효과적이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대형마트, 체인슈퍼, 편의점 등을 포함한 소매점 기준 분유 브랜드 총 매출액은 2023년 상반기 158억93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120억5000만원으로 24.1% 감소했다. 지난해 하반기 142억3500만원에 이어 하락세를 이어갔다.

시장 점유율이 높은 국내 브랜드도 약세다. 매출 1위 브랜드인 매일유업 앱솔루트는 2023년 상반기 32억21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24억200만원으로 27.6% 쪼그라들었다. 일동후디스 산양분유는 같은 기간 20억9100만원에서 15억3500만원으로 26.5% 줄었다. 남양유업의 임페리얼과 아이엠마더는 이 기간에 각각 23.6%, 16.9%씩 감소 폭을 보였다.

수입산은 증가세다. 유럽에서 인기인 ‘압타밀’의 소매점 매출액은 지난해 상반기 85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946억원으로 10.7% 늘었다. 압타밀은 아이베가 수입하고 있다. 같은 기간 아이비 삼경이 수입하는 독일 제품 ‘힙’은 지난해 상반기 13억3500만원에서 올해 상반기 13억4100만원으로 0.45% 올랐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저출산과 프리미엄 제품 선호 경향이 맞물리면서 비교적 가격이 비싼 수입산 분유 제품을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71명이었다. 역대 최저였던 작년 2분기(0.71명)와 유사한 수준이다.

유업계의 분유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분유시장 규모는 2017년 4314억원에서 현재 3000억원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에 올해 상반기 남양유업의 분유 소매점 매출은 30억97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일유업은 27.6% 줄어든 24억500만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업계도 위기의식에 앞다퉈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고 있다. 효과는 뚜렷했다. 남양유업 프리미엄 품목인 ‘유기농 산양분유’의 올해 상반기 소매점 매출액은 2억61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5% 증가했다.

단백질, 건강기능식품 등 아예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는 기업도 늘고 있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도 각각 단백질 브랜드 ‘셀렉스’와 ‘테이크핏’을 운영 중이다. 유업계 한 관계자는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매출 비중이 높았던 품목의 감소세가 두드러지는 것”이라며 “시장 변화에 맞춰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애는 독일산 먹여야지” 분유시장 정체에도 인기라는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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