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찰, 사기혐의로 60대 여성 조사 중
지난 4월 말 혼인신고, 자산가는 7월 초 사망
은행 ‘부친 계좌에서 의심 자금 유출’ 통보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80대 자산가와 결혼한 60대 여성이 50여억원을 가로챘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인천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60대 여성 A씨를 수사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중국 동포(조선족) 출신으로 알려진 A씨는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남편 B(89‧사망)씨의 은행 계좌에서 모 56억원을 인출해 가로챈 의혹을 받고 있다.
A씨는 아내와 사별한 뒤 30년 넘게 혼자 살던 B씨와 지난 4월 말 혼인 신고를 했다. B씨는 그 뒤 2개월 여 뒤인 7월 초에 암 등 지병으로 숨졌다. 지난 5월 B씨는 ‘중증도 치매’ 진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B씨는 “자식이 아닌 A씨에게 재산을 물려주겠다”는 내용의 유언 영상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B씨 아들은 “A씨가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현혹해 재산을 가로챘다”며 지난 6월 경찰에 고소했다.
B씨 아들은 은행으로부터 ‘부친 계좌에서 의심스러운 자금 유출이 있다’고 통보받고 5월 말 아버지가 입원한 요양병원을 찾았으나, A씨는 “남편이 아들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보여주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B씨는 병원의 만류에도 퇴원했고, 그의 계좌에서 돈이 연달아 출금됐다. A씨가 B씨의 신분증과 인감증명서 등을 갖고 있어 대리 인출이 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며 “여러 자료를 살펴보며 혐의 입증이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