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일본인 인질 두 명에 대해 2억달러(약 2174억원)를 요구한 동영상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IS가 이처럼 공개적으로, 그것도 거액의 몸값을 요구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IS가 이번과 같이 인질에 대해 공개적으로 몸값을 요구한 것은 처음이다. 이전에는 서방 국적의 인질을 참수하거나 미국 등이 시리아와 이라크 내 IS 공습을 멈추지 않으면 인질들을 살해하겠다고 경고하는 방식을 취해 왔다.
IS가 이처럼 태도를 바꾼 배경에 대해 런던 킹스칼리지 ‘유지니오 릴리(Eugenio Lilli)’ 연구원은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IS와 알 카에다(Al-Qaeda)의 경쟁 구도’ ‘선전전 확대 필요성’ 등을 이유로 들었다.
릴리 연구원에 따르면 IS와 알카에다는 2013년부터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 사회에서 독보적 리더의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영향력 싸움을 계속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알 카에다와 연루된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범인이 샤를리 에브도 테러로 12명을 살해해 알 카에다에 전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되자, IS는 위기감을 느끼고 선전전을 확대하기 위해 공개 영상으로 인질범의 몸값을 요구했다는 분석이다.
IS가 전례없이 높은 금액을 요구한 배경도 의문이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는 IS에 1800만 달러(약 196억원)를 지불하고 4명의 인질을 구출했다. 이탈리아의 경우 시리아에서 납치된 2명을 위해 IS에 1300만 달러(약 141억원)를 건넨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스페인도 그보다 훨씬 적은 금액으로 자국민의 생명을 건졌다. 일본 정부가 1977년 도쿄에서 파리로 향하던 항공기를 납치한 적군파에 인질 석방 대가로 지급한 금액도 600만달러(약 65억원)로 이번보다 훨씬 작다.
이에 릴리 연구원은 지난 17일 카이로를 방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IS에 맞서고 있는 나라들을 위해 지원을 약속한 금액이 정확히 2억달러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담긴 수치일 수 있다”고 말했다.
IS가 재정적인 기반을 한층 공고히 하기 위한 시도라는 분석도 있다. 외부 원조와 자금 지원자들에 기대고 있는 알 카에다와는 달리 IS는 재정적 독립을 유지하기 위해 이라크와 시리아산 원유 판매 등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
